잊힌 전체 1순위 박준영, 벌크업보다 중요한 게 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1. 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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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전체 1순위 박준영에게는 벌크업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박준영은 2018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지명된 유망주다. 변준형을 제치고 당당히 최고 신인 대우를 받았으나 아직 꽃피지 못했다. 그런 그는 현재 상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준영의 2022 KBL D리그 성적은 5경기 출전, 평균 32분 22초 동안 18.6점 13.0리바운드 2.4어시스트다. 국내선수, 특히 상무를 제외하면 프로 2군 선수들만 참가하는 D리그에서 그의 존재감은 크다. 대학 시절에도 득점과 리바운드만큼은 최고 수준이었던 만큼 큰 어려움 없이 활약하고 있다.

박준영의 2022 KBL D리그 성적은 5경기 출전, 평균 32분 22초 동안 18.6점 13.0리바운드 2.4어시스트다. 국내선수, 특히 상무를 제외하면 프로 2군 선수들만 참가하는 D리그에서 그의 존재감은 크다. 사진=KBL 제공
그런 박준영은 현재 프로 시절보다 몸을 불리는 벌크업에 집중하고 있다. 확실히 수원 kt 시절보다 체격이 커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가지 의문이 있다. 벌크업된 박준영이 과연 kt로 돌아온 후에도 지금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다. 외국선수들이 존재하고 또 경험과 기량이 월등한 국내 빅맨들이 가득한 1군 무대에선 체격만 키운 박준영의 가치는 높다고 보기 힘들다.

박준영의 D리그 경기를 지켜본 김도수 kt 코치는 벌크업이 아닌 다른 부분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바라봤다. 체격보다는 기술 향상, 특히 슈팅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박)준영이는 BQ가 좋은 선수다. 포지션 대비 신체 조건이 좋지 않음에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다”라며 “프로에서 그의 농구가 통하지 않았던 건 피지컬 문제도 있었겠으나 슈팅 문제가 더 컸다. 준영이 정도의 신장이라면 3점슛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박준영의 3점슛 능력은 상무에서 향상됐을까. 전혀 아니다. 미드레인지 점퍼는 여전히 정확한 편이지만 3점슛은 경기당 0.4개 성공에 불과하다. 성공률도 16.7%로 초라하다.

경기당 2.4개의 3점슛을 시도할 정도로 박준영 역시 슈팅 보완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공률이 너무 떨어진다. 최소 30%대 초중반까지는 끌어올려야만 더 큰 압박감을 받는 1군 무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김 코치는 “준영이가 상무에서 보완해야 하는 건 슈팅이다. 우리 팀에는 (하)윤기, 그리고 (이)두원이와 같이 큰 선수들이 있다. 준영이가 4, 5번으로 뛰는 건 공격이나 수비적으로 봤을 때 가능성이 적다”며 “그렇기에 슈팅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물론 선수 시절 내내 4, 5번으로 뛰어온 박준영이 갑자기 3점슛을 장착한다는 것, 그리고 포지션 전환에 성공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가드에서 포워드-센터로 성장하는 것과 센터에서 포워드로 포지션을 바꾸는 건 비교하기 힘들다. 후자의 경우가 배는 버겁다.

그러나 박준영이 프로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반드시 갖춰야 하는 것이 3점슛이다. 이는 KBL이 아닌 전 세계 농구를 보더라도 마찬가지. 미국, 유럽,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중국만 보더라도 빅맨 대다수가 3점슛을 장착했다. 월등한 신체 조건을 지닌 그들조차 3점슛이 필수인 시대에서 190cm 중반대 초단신 빅맨 박준영의 3점슛 장착은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비슷한 신장의 이승현과 이대헌도 3점슛을 무기로 보유하고 있다.

김 코치는 “포지션 전환은 쉽지 않다. 다만 오세근, 김종규와 같은 선수들도 3점슛을 장착했다. 준영이는 그들보다 더 잘 던져야 한다”며 “본인의 노력 여부에 따라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영의 제대일은 11월 15일로 이제 10개월 정도 남았다. 이 시간은 그의 남은 프로 커리어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0개월 동안 3점슛을 장착할 수만 있다면 잊힌 전체 1순위 신인의 설움을 충분히 지울 수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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