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참사 원인은 군중 밀집 관리 실패"…이상민 출석은 불발(종합)

김경민 기자 이균진 기자 이서영 기자 2023. 1. 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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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유족·상인 참여하는 2차 공청회
여야, 미흡한 대처 비판·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한목소리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공청회에서 진술인들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왼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1.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이균진 이서영 기자 = 용산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12일 생존자·유가족이 참여하는 2차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은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2차 가해 중단을 호소했다.

여야는 이태원 참사 당시 미흡한 대처에 한목소리로 비판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날 쟁점이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가족·생존자의 대질은 여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국정조사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정조사 2차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번 공청회에는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 상인 등이 진술인으로 참여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김초롱씨는 "내게 2차 가해는 장관, 국무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졌다"며 "개인적 극복도 중요하지만 진상규명 만큼 큰 치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태원과 핼러윈은 잘못이 없다. 누구에게는 일상이던 이태원 핼러윈이 왜 혐오의 대상으로 찍힌 것인지 모르겠다"며 "참사의 원인은 유흥, 밤문화, 외국 귀신 파티가 아니라 군중 밀집 관리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가족은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유가족들이 서로를 만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했다"며 "정부는 모임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이것 또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참사로 언니를 잃은 익명의 유가족은 "무차별적인 인격 모독이 계속 되고 있어 심적으로 버티지 못할 것 같다. 우리는 시끄러운 존재가 아니다"라며 "국민으로서 억울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바로잡지 않으면 본인이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 제발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태원 상인 남인석 씨는 "이태원 상인으로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참 부끄럽다"며 유가족을 향해 큰절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진술이 끝난 뒤 여야 국조특위 위원들은 희생자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재발 방지 대책과 철저한 사후 관리를 재차 요구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공청회에서 이만희 국민의힘 간사가 유가족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1.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여당은 이태원 참사 당시 정부의 부실한 대처에 사과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조사를 시작하면서 많은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그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국정조사로 끝나지 않고 제기됐던 의문은 책임을 같이 하는 국회가, 국회의원 1명으로서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 역시 "국가가 예측 실패를 했다"며 "관계 있는 모든 분들이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가 그때 여러분들의 부름에 대응하지 못 했던 것 같다"며 "이러한 참사가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되겠지만, 비슷한 류의 사건이 있었을 때 새로운 매뉴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매뉴얼을 우리가 같이 고민해서 마련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조수진 의원은 "생사 확인, 시신 확인 과정, 참사 당일 어떤 응급 조치를 받았는지, 또 참사 당일 어떤 기준으로 이송 병원이 정해졌는지, 응급 조치가 늦어서 살 수 있었는데도 사망한 것은 아닌지 등 말씀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 제도 개선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국조특위 이후에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야당 국조특위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저희들은 사명을 가지고 고인에 대한 위로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에 최선을 다 하도록 하겠다"며 "(국조특위) 순서도 많이 바뀌었고 형식도 많이 바뀐 점에 대해서 정말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유가족과 생존자 상인 분의 생생한 증언 들으면서 예산이 빨리 타결이 되지 않아서 국조 기간에 반절 이상을 허공에 날렸다"며 "보다 철저한 조사가 되지 못했던 점 정말 아쉽고 죄송스런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비록 국조 기간이 끝나더라도 계속 진상규명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조특위 활동이 종료된 후에도 독립적인 조사 기구와 특검을 통해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형사상 책임을 넘어 포괄적 책임 규명 위해선 독립적 재난 조사 기구가 필요하다"며 "또 경찰 수사로는 불충분하기에 특검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태원 참사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를 이태원 특별법을 만들어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당연히 동의한다"며 "특검도 동시에 같이 진행해야 된다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이날 야당이 요구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족·생존자의 대질은 불발됐다.

앞서 여야는 3차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두고 공방을 벌여왔다. 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출석시켜 유족 및 생존자들과 대질하자고 주장했으나 여당이 강하게 반대해왔다.

여당은 '닥터카 탑승 의혹' 논란이 있었던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맞섰다.

그러다 지난 10일 여야가 3차 청문회를 공청회 형식으로 여는데 합의하며 이 장관과 신 의원의 증인채택은 불발됐다.

당초 여야는 1월 2일, 4일, 6일 세 차례에 걸친 1~3차 청문회 계획을 잡았으나 증인 채택에 대한 합의 실패로 1~2차 청문회를 4일, 6일에 개최한 바 있다.

이날 3차 청문회를 마친 국조특위는 오는 17일까지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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