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前 회장 “자진 귀국”…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스모킹건’ 되나

오상도 2023. 1. 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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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 8개월여 만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법조계와 쌍방울 등에 따르면 체포된 직후 불법체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이 '자진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당국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이 검거된 태국은 2001년 한국과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어 이른 시일 안에 김 전 회장이 송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김 전 회장 측이 송환거부 소송을 제기할 경우 시기가 늦춰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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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일 도착

도피 8개월여 만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현지 경찰에 검거된 김 전 회장은 현지 수용 시설의 열악한 환경 등에 부담을 느끼고 국내로 입국하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법조계와 쌍방울 등에 따르면 체포된 직후 불법체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이 ‘자진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당국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이 검거된 태국은 2001년 한국과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어 이른 시일 안에 김 전 회장이 송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김 전 회장 측이 송환거부 소송을 제기할 경우 시기가 늦춰질 수 있었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뉴스1
쌍방울 관계자는 “송환거부 등 소송을 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여권이 말소됐기에 긴급 여권이 발급되면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르면 내일 비행기에 탑승해 13일 또는 14일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추방이나 송환 절차가 아닌 자진 귀국 형태이기에 김 전 회장은 긴급 여권이 발급되는 대로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 10일 오후 7시30분(현지 시각 오후 5시30분)쯤 태국 빠툼타니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김 전 회장은 골프복 차림이었으며, 수염을 깎지 않아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거액의 현금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 등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원지검의 수사를 받던 중 지난해 5월 말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 미국 등으로 출국해 도피행각을 벌였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돕거나 수사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김 전 회장의 동생과 쌍방울 계열사 광림 임직원 등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태국에서 김 전 회장에게 은신처를 마련해주는 등 도피 생활을 도와준 전 한인회장 A씨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검거가 정체된 불법대북송금·배임횡령·변호사비대납 사건의 의혹을 풀어줄 ‘스모킹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원지검 형사6부는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횡령 △대북송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대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런 의혹의 중심에 놓인 인물로, 그의 해외 도피는 검찰 수사에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귀국 이후 입을 열게 하기 위한 방책을 고민하고 있다. 

쌍방울이 받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200억원 전환사채(CB) 거래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4500억원의 전환사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횡령 사건도 마찬가지다. 쌍방울이 2019년을 전후로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전달했다는 대북송금 의혹도 비슷한 맥락에서 다뤄지고 있다. 

아울러 이 대표의 변호사비대납 의혹에도 김 전 회장이 관여됐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을 쌍방울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동안 관련 수사는 대다수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에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진술 여부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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