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수장에 쏠린 눈… 내외부 출신 `5파전` 유력

강길홍 2023. 1.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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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임추위서 1차 후보군 확정
장안호 전 부행장 다크호스 부각
최종 후보 2월 중에 결정될 듯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장안호 전 우리은행 국내부문장(수석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국내부문장(부행장),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손태승 현 회장을 비롯해 이원덕 현 우리은행장과 남기명 전 우리은행 국내부문장(부행장), 장안호 전 우리은행 국내부문장(수석부행장) 등이 내부출신 후보로 꼽힌다.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헤드헌팅 회사 2곳과 계약을 체결하고 외부 후보군을 추천받기로 했다. 우리금융 회장 선출과 관련해 관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정성 확보를 위해 복수의 외부기관 자문을 받기로 한 것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18일 임추위를 열고 1차 후보군(롱리스트) 10여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손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25일 만료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후보는 늦어도 2월 중에는 결정될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손 회장의 롱리스트 포함 여부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 4일 임추위 일정을 확정하기 위한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손 회장이 아직까지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탓이다.

그사이 금융당국은 손 회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손 회장과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제도를 바꿀지,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등은 이야기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에 굉장히 불편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추위가 18일 롱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인 만큼 손 회장은 그 이전에 명확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연임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불명예 퇴진을 피하기 위해 라임사태 중징계에 대한 소송은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손 회장이 연임하지 않을 경우 이원덕 우리은행장도 차기 회장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신한금융도 조용병 회장이 라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결정하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관치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카드다.

우리금융 내부 출신인 장안호 전 부행장은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1985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한 정통 뱅커 출신으로, 특히 여신심사와 기업구조조정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우리은행 임원으로 재직시 인사·여신·영업·IB(투자은행) 등 주요 업무를 두루 맡았다. 장 전 부행장은 2017년 말 수석부행장으로 승진했지만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태와 관련해 검찰이 기소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두달만에 물러나게 됐다. 채용비리 논란을 빚은 2016년 당시 인사부를 담당하는 HR지원단 단장(상무)을 맡았던 탓이다.

남기명 전 부행장도 이번에 차기 회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남 전 부행장은 장 전 부행장에 앞서 채용비리 사태로 물러나게 됐지만, 이전까지 요직을 거치며 차기 은행장으로 평가받았다.

외부 인사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알려졌다. 임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출신의 정통 관료로 기재부 제1차관과 국무총리실 실장을 거쳐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경제부총리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본인이 민간에서 일하고 싶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희 전 행장은 기업은행에 입행한 이래 공채 출신 중 처음으로 행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기업은행에서 퇴임한 뒤로 YTN 사장을 지냈고,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직능본부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맡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임추위가 18일에 롱리스트를 발표하기로 한 만큼 손태승 회장도 그 이전에 거취 표명을 하게 될 것"이라며 "롱리스트에 포함될 후보는 현재 10명 내외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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