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리스크'는 없다?…김 여사 광폭 행보에 민주당 반발

박준우 기자 2023. 1. 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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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건희 여사의 공개 일정이 늘어나고 있죠. 그간 주로 봉사활동 등 비정치적인 영역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적극적인 국정 내조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인데요. 야당은 우려의 눈빛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건희 특검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움직임도 공식화했는데, 관련소식을 '줌 인'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건희/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2021년 12월 26일) :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에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김건희 여사, 최근 들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잠수함 모드'에서 '유람선 모드'로 바뀌었다고 해야 할까요? 아내의 역할이 아니라 이제는 영부인의 역할을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어제(11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단독으로 찾았죠. 서문시장 곳곳을 돌며 쇼핑도 하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는데요. 부창부수인가 봅니다. 떡볶이와 어묵 먹방을 찍기도 했습니다.

[김건희/여사 (어제) : 떡볶이 좀 주세요~ {이런 데서 처음 드시는 거 아니에요?} 아니요~ 많이 먹어요. 납작만두 너무 맛있는데요? 제가 여기 다음에 또 올게요. 납작만두 먹으러~ {진짜요? 도장 찍고~}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진 것 같은데요. 상인들에게 농담을 건네거나 시민들에게 하트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김건희/여사 (어제) : 안녕하세요~ 너무 예뻐요! 이런 건 담요예요? {네 담요… 새로 나왔어요.} 저것도 주세요. 저거 많이 비싼가요? {아뇨 안 비쌉니다.} 두 개 해서 얼마예요? {5만원입니다.} 에~? 왜 이렇게 싸요! 5만원? 많이 파세요! {일단 드셔보시고 후회하시면은…} 바꿔줘요? {예! 대구로 가져오세요!}]

윤석열 정부가 집권 2년차에 들어서면서 이제 김 여사도 시동을 걸 때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각종 의혹으로 그간 행동에 제약이 많았는데요. 한동안 '조용한 내조'를 내세웠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이 기조가 깨졌습니다. 지난달만 해도 20건에 가까운 공개 일정을 소화할 정도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서는 더욱 활발합니다.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신년인사회와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신년음악회 등에 윤 대통령과 동행했죠. 지난 9일 문학 특별전 관람에 이어 어제 대구 급식 봉사와 서문시장 방문까지 3건의 단독 일정을 진행했는데요. 공개된 것만 벌써 6건입니다. 두 달 전인 10월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늘어난 수치인데요. 이제 남들의 시선은 중요치 않은 모양입니다.

특히 김 여사가 본격적인 국정 내조를 시작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태까지는 주로 취약계층을 챙기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비정치적인 행보에 집중해왔죠. 이제는 정치권과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섰는데요.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5부 요인을 포함해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이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의원들에게 윤 대통령을 도와달라고 직접 당부했다고 합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지난 2일 / 페이스북 음성대역) : 윤 대통령 내외는 우리 테이블엔 맨 마지막에 오셨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지금도 대통령께서 많이 어렵습니다. 새해에도 도와주세요"라고 했습니다.]

이번에 김 여사가 대구 시장을 찾은 것도 국정 내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문시장, TK의 상징적 장소죠. 보수 성향 정치인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통하는 곳인데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나 이명박씨도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을 때마다 이곳을 찾아 보수 세력 결집을 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은 물론이고 당선된 이후에도 2차례나 더 방문했을 정도입니다.

[대구 서문시장 방문 (지난해 8월 26일) : 제가 어려울 때도 우리 서문시장과 대구 시민 여러분들 생각하면 힘이 납니다, 여러분. 오늘 제가 기 좀 받고 가겠습니다.]

서문시장 방문은 여당의 전당대회에 개입하기 위한 목적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김 여사가 직접 윤심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라는 건데요.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현재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을 전파하는 것 아닌가. 지금 전당대회에서 유승민, 민심을 받고 있는 TK 출신 아니에요. 당심을 받고 있는 나경원, 둘 다 못 나오게 하잖아요. 그러니까 윤심을 받는 후보를 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서는 대구 서문시장을 가서 한번 돌면 상징적으로 그렇게 생각이 안 될까…]

실제로 윤 대통령 역시 김 여사에게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당부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한 언론사와 신년 인터뷰에서도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대선 후보 시절 "제2부속실 폐지"를 주장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입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1년 12월 22일) : 하여튼 제2부속실은 불필요하다고 늘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고 그리고 지금 청와대가 일단 인력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기류 변화에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윤 대통령이 '취임덕'을 겪은 원인으로 '김건희 리스크'가 지목됐었죠. 최근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늘어났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이제 "김건희 리스크는 없다"고 자체 판단한 듯합니다. 여당 역시 김 여사가 자신감을 갖고 정치적인 내조를 할 때가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행/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차피 대통령과 배우자는 뗄 수 없는 관계이고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이거든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대통령제라는 것은 뭐 좁게 말하면 미국에서는 패밀리 비즈니스라고도 해요. 그런 의미에서 만약에 여사가 서문시장을 방문해서 지지율이 결집된다면 그것처럼 좋은 게 어디 있어요.]

김 여사가 공격적으로 활동 폭을 넓히고 있지만 공적 영역에서 김 여사를 담당할 제2부속실은 여전히 없는 상황입니다. 대통령 가족 비위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도 없는 마당인데요. 야당은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영 마뜩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리고 지금 보니까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 행세를 하는 거예요. 저는 반대 안 해요. 잘하신 거예요. 그렇지만 영부인 부속실이 없고 대통령실의 관리를 받고 있잖아요. 그러면 나중에 오해가 생길 것…]

대통령실에 제2부속실을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죠. 김 여사를 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건데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로지 대구만 계속 찾는 건 편파적이란 지적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구 서문시장도 가셨는데, 상징적인 광주 양동시장도 한번 가셨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하더라고요.]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그거를 특정 한 군데만 가는 거는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일 수가 있어요, 실제로도 편파적이고. 그러면 뭐, 예를 들어 올해는 대구에 갔으면 내년에는 광주에 가는 게 상식적인 기획의 어떤 카테고리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윤 대통령 내외가 시장에서 보이는 모습도 그저 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는데요. '쇼통' 외엔 어떤 의미도 찾아보기 힘들단 겁니다.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두 번째는 시장에 가면 뭘 할 거냐. 가장 많이 하는 게 정말 지긋지긋한 모습이 어묵 먹고 떡볶이 먹고 떡 사 먹고 따봉 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박수 치고, 그걸로 과연 시장 방문의 어떤 의미를 살릴 수 있을까…]

여기에 민주당 지도부도 "김건희 리스크는 있다"를 외치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에 맞불 성격으로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죠.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거짓 그 자체 정권의 거침없는 질주의 끝은 결국 역겨운 냄새조차 싸그리 청산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합니다. 그 시작은 김건희 특검이 될 것입니다.]

정작 이재명 대표 본인은 김건희 여사와 엮이는 것 자체가 불쾌한가 봅니다. 자신은 무고하지만 김 여사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저에 관한 검찰의 정치적 공격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김건희 여사에 관한 부분은 여러분께서도 아시는 것처럼 명백한 증거들이 너무나 많이 지금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 두 가지 사안을 연관시킬 사안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자, 오늘은 김건희 여사에 '줌 인'해봤습니다. 김 여사의 전격적인 광폭 행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정부·여당에 득일까요, 실일까요? 이미 시동을 건 이상 이젠 멈출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 : 레이싱카 말이다잉. 후진 기아 없다. 운전대를 한번 잡으면 뒤로 물릴 수 없다, 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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