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엘앤에프… 2차전지 불안한 반등

이윤희 2023. 1. 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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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실적 불확실성 불구하고
삼성SDI·LG엔솔 등 5거래일 ↑
유럽에 배터리공장 증설 호재도
美 IRA·리튬가격 등 변수 많아

2차전지주가 최근의 주가 조정을 만회하려는듯 줄줄이 상승 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불확실성과 수급과 판가에 대한 우려 등 부정적인 요인이 해결되지 않아 불안한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삼성SDI는 전일 대비 0.8% 오른 62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 기간 주가는 7.89%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기간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은 10%가 넘었다. 이 기간 SK이노베이션은 6.08%, 에코프로비엠은 5.17%, 엘앤에프는 6.37%씩 각각 뛰었다.

앞서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강한 조정을 받은 만큼 반등 폭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차전지 업체들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2개월여간 평균 18%의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2차전지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본격적인 이익증가 궤도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증시 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3624억원으로, 지난해 추정치(1조2137억원)에 비해 거의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4457억원으로 전년 실적(1조8935억원)보다 2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테슬라 가격 인하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지난 4분기 시장에서 우려하는 주문 감소나 연말 재고 조정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테슬라향 원통형 전지 출하량도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올해 전기차용 각형전지는 Gen5 비중 상승, 스텔란티스 매출 확대, 수주 확대에 따른 헝가리 라인 증설 등으로 30% 이상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라며 "소형전지는 전기차용 비중 상승, 46파이 파일럿 라인 가동과 수주 활동 등이 관전포인트"라고 밝혔다.

중장기 전망을 밝게 볼 만한 증설 소식도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 1·2공장 인근에 3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공장의 투자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BMW 전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와 손잡고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반등을 이어가기에 불안 요인도 여전히 남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전기차는 아직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비경제적이다. 이 비경제성을 보완할 수 있는 세액 공제 혜택과 같은 공급 지원책, 전기차 구매 보조금 등 정부 정책이 2차전지 분야의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4년간 2차전지 업종의 주가는 정치적 상황과 정책변수에 크게 반응했다"면서 "IRA 시행령 발표가 연기되며 생긴 불확실성이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2차전지 기업의 4분기 실적이 재고 조정 및 인센티브 영향으로 대부분 부진한 상황에서 당분간 주가 흐름도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올해 2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단기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투자의견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재고가 어느 정도 쌓인 상황에서 전기차 판매 부진 신호가 나타나게 되면 단기간 배터리 구매를 줄일 수밖에 없어 수요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튬 가격 약세로 인한 양극재·셀 업체들의 판매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2년간 1000% 상승했던 국제 리튬 가격은 지난해 12월 16% 하락했다. 장 연구원은 "올들어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 지난해와 달리 리튬 구매에 단기간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양극재와 셀 업체들은 실적 부담이 우려되며 주가는 이를 선행해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중장기적으로 접근하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란 평가도 나왔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으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올해에도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북미지역에선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과 GM과 포드 등 완성차 기업들의 신차종 출시가 예정돼 있어 2차전지 셀·소재 수요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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