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비당원 지지층 `일본국민`에 빗댄 김기현에 직격탄

당원투표 100%로 개정 전 30% 반영된 일반여론조사에 金 "韓 축구대표팀 감독 뽑는데 日국민 30% 의견 반영하는 꼴"
安 "역선택 방지 여론조사 참여국민이 남의나라 사람? 韓日관계 복원 尹心도 못 읽은 해당행위…당지지층에 사과하라"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왼쪽부터)·김기현 의원이 지난 1월11일 인천시 남동구 샤펠드미앙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당권경쟁자 김기현 의원이 개정되기 전의 당대표 경선 룰(당원투표 70%·국민여론조사 30%, 현재는 당원투표 100%)을 두고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뽑는데 일본국민 의견을 30% 반영하라는 것"이라고 빗댄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국민 갈라치기, 수구적 외교관(觀)을 그대로 따라하는 모습이 경악스럽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즉각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일 대구를 찾은 김기현 의원의 발언을 짚으며 "선을 넘어도 세게 넘었다"며 "김 의원 눈에는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국민들이 남의 나라 사람으로 보이냐"고 직격했다. "김 의원이 말한 30%는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한 비당원 국민의힘 우호층으로, 엄연히 우리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이다. 어떻게 우리 지지층을 일본국민으로 매도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질타했다.

특히 이같은 주장 배경으로 "지난 전대에서 30% 여론조사 반영을 할 때는 '역선택 방지 룰'이 적용된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6·11 전대와 마찬가지로 역선택 방지 룰을 적용하면 '국민의힘을 지지'하거나 '지지정당이 없는' 응답자 중심으로 일반여론 참여가 이뤄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야당 지지층과 이들을 싸잡아 '일본국민'으로 치부했다는 비판이다. 그는 "김 의원의 주장은 민주당의 '토착 왜구' 세계관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안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의견이 다른 국민들을 친일파, 토착 왜구로 매도하면서 심리적 린치를 가했다. 그러한 수구적 외교관 때문에 한일관계도 엉망진창이 돼버렸다"며 "더구나 지금은 윤석열 정부가 민주당 정권이 5년 동안 망쳐 놓은 한일 관계를 좋았던 시절로 되돌리겠다고 공언한 상황인데, 당권주자가 이런 민감한 시기에 한일 외교에 해가 될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평소에 그렇게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팔더니, 정작 중요한 윤 대통령의 뜻은 읽지 못하는 듯하다. 이야말로 대통령과 따로 노는 당권 주자의 모습"이라며 "김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정책정당은 포기할 수밖에 없고, 수구적 외교관을 지닌 여당 대표로 인해 국익이 훼손되는 상황을 보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든다. 김 의원 때문에, 그간 애정을 갖고 우리 당의 여론조사에 참여해준 국민들은 졸지에 일본 국민으로 강제 국적 변경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지층을 욕보이는 것이야말로 총선 필패의 길"이라며 "전대 룰은 이미 정해진 것이니 더 논할 필요가 없지만, 비당원 지지층이 우리에게서 돌아서지 않도록 세심하게 메시지를 관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심각한 해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경선에서 이기겠다고 지지층마저 욕보이는 분이 총선을 이끌게 된다면 어떤 참혹한 결과가 나올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김 의원은 즉시 당 밖에서도 애정을 갖고 우리 당에 지지를 보내주셨던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