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제안 이재명, 관심은 '검찰수사'…김성태 귀국 주목

류정화 기자 2023. 1. 12. 18: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야당 말살 책동을 중단하라"고 했습니다. 검찰 조사를 받은 지 이틀 만의 일이죠. 대통령 선거 4년 중임제, 또 30조 규모의 민생경제 프로젝트도 제안했는데 대통령실과 여당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이 대표의 검찰 수사 대응과 관련해서는 당내에서도 여러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올해로 '87년 헌법 체제'가 36년째를 맞습니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고 국민은 변화를 요구합니다. 이미 수명을 다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어서 책임 정치 실현, 그리고 국정 연속성을 높여야 합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취임 후 첫 정식 기자회견이었죠. 오늘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선거 4년 중임제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개헌 타임라인도 제시했는데요. 국회 다수 의석인 민주당이 올해 3월까지 자체 개헌안을 제출하고, 국회 통과를 거쳐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하는 안입니다. 이를 위해 '국회 헌법개정 특위' 구성도 제안했는데, 어제 김진표 국회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모양샙니다.

[김진표/국회의장 (어제) :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겠습니다. 4년 중임제, 대통령제를 하되 4년 중임제로 하고 다만 국무총리의 임명권을 국회에 더 권한을 주고…]

'개헌'은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정치권의 단골 메늅니다. 필요성은 다들 인정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현실화하긴 쉽지 않은데요. 새 정부 초기 힘이 있을 때 개헌을 해야 하는데, 다른 이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바로 이 점 때문에 올해 초 개헌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는데요. 같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정치개혁의 방안으로 밝힌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선 이 대표가 부정적인 대답을 내놨습니다. 중대선거구제는, 한 지역구에서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 대신 선거구를 조정해 한 지역에서 2~4명씩 뽑는 제도입니다.

[윤석열 (출처 : 조선일보 / 음성대역) :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중대선거구제도만이 유일한 방안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같은 다른 방법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제 일감으로는 저는 대통령제는 소선거구제와 친하고 중대선거구제는 내각제와 좀 친한 제도 아닌가…]

같은 정치개혁을 말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 완전히 '동상이몽'인 셈입니다. 이 대표, 윤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해선 한층 강하게 비판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언 직후, 대통령과의 만남, '영수 회담'은 다시 한번 제안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국정을 중단해야 합니다. 야당 말살 책동 또한 그만두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위 '3대 개혁'도 검찰의 영장 집행처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다가는 성과도 없이 거센 반발만 살 우려가 있습니다.]

이 대표의 최근 일정, 숨 가쁘죠. 그저께 검찰에서 12시간 조사를 받은데 이어 어제 종일 인천 지역 민심 투어를 했고 오늘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 이 대표의 '정치개혁' 제안, 민생 관련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의 관심은 이 대표의 검찰 수사에 쏠렸는데요. 검찰의 추가 소환에 응할 거냐, 불체포 특권 폐지 입장은 유효하냐 같은 질문이 있었는데, 이 대표는 모두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지금의 검찰 수사, 수사가 아니라 '정치'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세상 일이라는 것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만큼 매우 다양하고 혼란스럽기 때문에 가정을 해서 말씀을 드리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경찰이 적법하게 권한을 행사한다면 당연히 수용하겠지만, 경찰복을 입고 강도행각을 벌이고 있다면 과연 어떻게 판단할지. 지금은 검찰 그 자체가 권력이 되면서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는 상황이라는 점들을 여러분께서도 고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미 검찰 수사에 대해선, 윤 대통령을 겨냥해 최고 수위 비판을 내놓고 있는 상태죠.

[이재명 (어제) : 우리가 왕을 뽑았습니까? {아닙니다!} 머슴을 뽑았지요! {예!} 일꾼을 뽑았지요! {예!} 주어진 권력을 국가 공동체를 위해서 공적으로 써야지요!! {예!}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이게 도둑이지 공무원입니까, 여러분!! {맞습니다!}]

이 대표의 거듭된 반발에도 검찰의 시계는 흐르고 있습니다. 검찰은 성남 FC 의혹뿐 아니라 대장동 의혹과 연계해서 이 대표의 신병 처리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오늘은 대장동 패밀리 5명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추가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 등 성남도시개발공사 일원들이 내부 비밀을 이용해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의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했고, 총 7880억원 상당을 취득하게 했단 혐읩니다. 대장동 사업 승인권자인 정진상 전 실장과 김용 전 부원장은 물론이고 이재명 대표까지도 기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단 분석인데요. 이미 이 대표 측근 두 사람은 구속된 상태죠. 측근 구속에 대한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냔 질문에 이 대표는 오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녹취록이라고 하는 분명한 근거를 놔두고 그에 상치되는 번복된 진술에 의존해서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타당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도 태국에서 검거됐죠. 8개월간 도피 생활을 해온 김 전 회장이 어느 정도로 입을 열지, 수사에 관심이 쏠립니다. 일단, 김 전 회장의 검거 당시 사진을 보면, 강하게 거부하거나 항의하는 모습은 아닌 듯 하죠. 골프장에서 붙잡힌 김 전 회장은 '호화도피'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일단 오늘 태국 현지에서 불법체류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이 열리는데 그 결과를 보면, 수사에 임하는 김 전 회장의 태도도 가늠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불법체류를 인정하면 태국에서 강제추방돼 빠른 소환이 가능하고 수사에 협조적일 것으로 보이지만요. 불인정할 경우, 6개월 이상 소환이 늦어지고 수사에도 비협조적일 수 있습니다. 민주당에선, 소환 시점이 언제가 됐든 김 전 회장의 입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단 얘기도 나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7월 이후, 올해 하반기 내지 내년 초에 귀국을 한다? 그러면 이건 총선 앞두고 어마어마한 악재죠. 그게 지금 사실은 가장 두렵습니다. 제일 생각하기, 상상하기 힘든 거고. 여당에서는 이 상황을 즐긴다는 얘기까지도 있습니다, 지금.]

지도부가 총출동한 이 대표의 검찰 소환에서 보셨듯, 민주당은 지금 똘똘 뭉치는 분위기이죠. 검찰이 야당 대표를 소환한 건 초유의 일이라는 점, '단일대오'를 유지하게 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해찬 전 대표가 직접 나서서 야당을 탄압하는 검찰의 '망신주기'라고 했습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 우리나라 말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하고 말하자면 정치 신호등을 볼 줄 모르는 파란불인지, 빨간불인지, 노란불인지를 볼 줄 모르는 색맹들이 결합된 카르텔이기 때문에 말로 이치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이 전 대표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한 바 있죠.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말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영장이 청구되고 발부될 경우, 거의 '파탄'이 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이해찬/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 지금 이재명 대표가 아주 다음 차기 주자로서 유력하고 또 지지하는 사람들의 염원이 거기 다 실려 있고 받아들일 수 없는 터무니없는 행위를 한다면 그 분노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실제 이 대표의 지지자들, 이 대표의 출석에 동행한 민주당 의원 31명과 원외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죠. 폰에 저장해두고 내년 총선 때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팬클럽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글인데요. 댓글엔 명단에 빠진 이름을 지적하거나 '수박들 지켜보고 있다'는 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명계에선, 민주당 지도부 총출동 뿐 아니라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의 공개 소환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조국 전 장관 사태 때 주장했던 '포토라인 폐지'를 민주당 스스로 되살렸다는 겁니다. 조응천 의원입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당당히 응하겠다고 했을 때, 비공개 소환을 한 다음에 '나 갔다 왔다', '이러고저러고 했는데 아무 문제 아니더라', '문제없다' 이게 훨씬 더 당당한 거 아닌가. 포토라인 앞에서 그렇게 서가지고 세 과시한 게 당당한 건가.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박용진 의원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한 당헌 80조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이 대표는 스스로도 '기소' 즉 재판에 넘겨질 걸 각오하고 있는 상황이죠. 기소가 될 경우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인데, 이 대표 개인과 당의 대응을 분리해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개인의 사법리스크의 불길이 당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바로 당헌 80조거든요. '이건 그냥 야당 탄압이야'라고만 계속 반복해서 가는 거, 더 센 목소리로만 얘기하는 것으로는 이 검찰의 야당 탄압, 정적 제거를 위한 이 수사가 분쇄되는 게 아니에요.]

다만 당내에선 이 대표가 지금 '기소'되지 않았고, 구속영장이나 체포동의안이 온 것도 아닌데 이른 대응책을 마련하며 분열하진 말자는 분위기가 강한데요. 민주당의 당내 갈등, 국민의힘 입장에선 '땡큐'겠죠. 이 대표가 수사받고 있는 혐의들, 대부분 '내부 총질'로 제기된 것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행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향해 '도둑'이라고 한 발언을 인용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행/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 대부분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경선 과정에서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계에 의해서 의혹이 제기되거나 고발된 사건들입니다. 즉 민주당의 내부 총질이 이재명 수사의 발단이었습니다. 대체 누가 도둑입니까? 정적 제거의 음모는 대체 누가 꾸몄습니까?]

'우군'이 필요한 이 대표 역시 당내 갈등을 우려했습니다. 어제 인천 민심 경청 투어 자리에서 직접 '수박'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이재명 (어제) : 수박들이라서 그런 소리 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차이가 우리 안에 커도 우리가 싸워 이겨야될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겠습니까? 여러분!!! {맞습니다!!} 좋은 점을 보면 친구가 되고 나쁜 점을 보면 적이 되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개헌과 영수 회담 제안 등에 대해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개헌' 제안 이재명, 관심은 '검찰수사'…김성태 귀국 주목 >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