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할매들 안이자뿌고 기억해주시가 고맙습니다"…`칠곡할매들` 대통령실 초청한 尹

'칠곡할매시인'들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한 연하장. 칠곡군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2일 '칠곡할매' 글꼴의 주인공인 권안자(79)·김영분(77)·이원순(86)·추유을(89) 할머니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할머니들은 가로 90cm, 세로 60cm 크기 대형 연하장에 새해 덕담과 그림을 가득 담아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 부부는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인 경북 칠곡군 할머니 다섯 분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며 "칠곡 할머니들은 대통령 연하장에 자신들의 서체가 사용된 사실을 알고 설 명절을 맞아 대통령을 위해 가로 90센티미터 세로 60센티미터 크기의 대형 연하장을 준비해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칠곡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성인 문예 교실에서 한글을 깨친 할머니 다섯 분들이 동참해 만든 글씨체다. 2020년 칠곡군은 다섯 할머니를 선정했고, 할머니들은 4개월동안 2000장에 걸쳐 수없이 글씨를 연습한 끝에 '칠곡할매글꼴'을 완성했다. 이 글꼴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올해 각계 원로와 호국영웅 가족 등에 보낸 연하장에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인사말을 작성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칠곡할매글꼴로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칠곡 할머니들은 대통령 연하장에 자신들의 서체가 사용된 사실을 알고 설 명절을 맞아 대통령을 위한 대형 연하장을 준비했다. 칠곡군이 공개한 연하장을 보면 할머니들은 "대통령님예, 칠곡 할매들 안이자뿌고(안잊어버리고) 기억해주시가 고맙습니다. 글을 배아가 대통령님께 글도 쓰고 참말로 잘했내요"라면서 "우짜던지 설이니까 복 만이 받고 건강도 잘 챙기시이소"라고 적었다.

할머니들은 이날 한글을 배운 후 직접 쓴 시집과 연하장, 텃밭에서 재배한 들깨 등 농산물을 싸들고 대통령실을 방문했다. 다만 이종희(81) 할머니는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할머니들이 대형 연하장을 준비했다는 소식을 듣고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알리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고 설명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