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오름세 둔화에 물가지표 개선… 美 경제 연착륙 시그널? [글로벌 경제 해빙 기대감]

윤재준 2023. 1. 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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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임금 상승률 4.6%까지 하락
CPI 기대치도 전월보다 떨어져
고용도 견고함 보여 침체 탈출 기대
中 리오프닝 美물가 자극 비관론도
미국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보는 시각이 누그러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이를 꺾기 위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조치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11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은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며 올해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점차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이 40여년 만에 최대 폭까지 상승하며 정점을 찍고 소비가 둔화되자 올해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으나 시각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美 임금 오름세 완화…침체 가능성↓

특히 물가를 끌어올린 요소 중 하나인 미국 근로자의 임금 오름세가 완화되고 있는 것이 침체 모면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려야 하는 이유로 임금상승 문제를 자주 언급해 왔다.

지난해 봄 전년동기 대비 5.6%까지 올랐던 미국의 임금은 12월 4.6%까지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19로 크게 올랐던 호텔과 식당,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서비스와 레저 업종 임금은 지난해에 6.4% 올랐는데 이것은 2021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연준 부의장 출신인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 앨런 블라인더는 진행 중인 물가하락세를 가장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12일 발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또다시 떨어진다면 연준이 당초보다 금리인상 중단을 앞당기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이 보는 지난해 12월 CPI 기대치는 6.5%다. 지난해 6월 전년동기 대비 9.1% 상승하며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 CPI는 11월 7.1%로 떨어졌다.

크게 치솟았던 기름값과 중고차, 의류, 가구제품 가격 모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소비자가 지갑을 닫자 유통업체들은 재고를 싼값에 팔면서 컴퓨터와 완구, 운동용품의 온라인 유통 판매가격이 4개월 연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2일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동기 대비 6.6% 상승, 11월(7.1%)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미국 고용시장은 실업률을 높이려는 연준의 기대와 달리 견고함을 보이고 있어 원하는 '연착륙' 가능성도 높여주고 있다. 이럴 경우 침체 발생 시 나타나는 대규모 실업 같은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인더 교수는 "현재 모든 신호는 높은 연착륙 가능성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가하락이 빨리 나타날수록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며 "따라서 침체 발생 가능성을 더 낮춰줄 것"이라고 했다.

■中 위드코로나…美 물가 자극 가능성

미국 경제 연착륙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IT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감원 규모가 작지만 기업들이 보는 전망이 비관적으로 바뀌고, 미국 의회가 올여름 부채한도를 올리는 데 실패한다면 경제적 혼란 또는 침체로 이어질 위험은 남아있다고 AP는 전했다

또 다른 변수로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방역 해제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가 지목됐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활동이 늘면 늘수록 석유 수입량이 증가할 것이고, 이것이 미국 내 기름값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구리 값 상승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구리 가격은 1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9013.50달러로, 전거래일보다 1.1% 오르면서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9000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 8일 중국 당국이 주민의 해외여행 재개를 허용한 이후 10% 올랐으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시장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폭스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활동이 반등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런던 소재 경제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인 캐롤라인 베인은 중국 산업계가 제로코로나 봉쇄를 비교적 잘 견뎠다며 구리를 비롯한 금속 수요가 에너지처럼 갑자기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구리 가격이 빠르게 또 큰 폭으로 올랐지만 올해 시장에서 공급이 원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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