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 이웃인 고려인…최대 명절은 '한식'

김예나 2023. 1.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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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은 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국가에서 살아가는 한민족 동포를 통틀어 일컫는다.

현재 국내에 사는 고려인은 8만여 명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고려인 3∼4세대다.

실제로 국내 고려인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돌잔치, 결혼식, 한식(寒食), 환갑 등을 중요하게 여겼다.

보고서는 "고려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절은 한식으로, 양력 4월 5일에는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여 정성스레 장만한 음식을 조상에게 대접하고 함께 나눠 먹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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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국내 거주 고려인 다룬 '새로운 정착, 고려사람' 보고서
강제이주기념비 [정선아리랑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우리는 같은 민족인데 뭐가 그리 궁금한지…. 피도 같고 생김새도 같고 다 같은 한국 사람인데 심심하면 카메라 들고 마을을 다닌다." (광주에서 만난 한 고려인)

고려인은 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국가에서 살아가는 한민족 동포를 통틀어 일컫는다.

현재 국내에 사는 고려인은 8만여 명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고려인 3∼4세대다.

이들은 중앙아시아의 침체한 경제 상황, 자민족 중심의 정책, 교육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들어와 살고 있지만 '낯선 시선'과 마주할 때가 많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2일 펴낸 보고서 '새로운 정착, 고려사람'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이 겪는 일상과 생활 문화가 담겨있다.

보고서는 고려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과 이들의 세시 풍습, 의례 등을 정리했다.

국내 거주 고려인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출신은 약 70∼80%를 차지한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땟골마을, 광주 광산구 월곡동고려인마을, 인천 연수구 연수동함박마을 등이 고려인이 밀집해서 사는 지역이다.

보고서는 법적으로는 '합법적'인 동포인 이들이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에 주목한다.

보고서는 "고려인이 한국을 찾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민족의 나라', '조상의 나라'이기 때문이지만 살아온 문화가 다르고 한국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로 취급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식 제사상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식 생활 방식이 일상에 스며든 이들이지만, 한국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엿보인다.

실제로 국내 고려인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돌잔치, 결혼식, 한식(寒食), 환갑 등을 중요하게 여겼다.

보고서는 "고려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절은 한식으로, 양력 4월 5일에는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여 정성스레 장만한 음식을 조상에게 대접하고 함께 나눠 먹는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학교, 회사 등에서 한식날이면 결석이나 휴가를 인정해준다고 한다.

보고서는 "사회주의 운동 및 소수민족 탄압에 따라 민족 고유 명절이 구시대적 미신으로 여겨져 대부분 없어졌지만, 한식만은 유일하게 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는 이 밖에도 다양한 국가 출신 고려인과의 인터뷰, 현지 생활문화 등이 담겼다.

박물관 관계자는 "고려인은 우리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같은 피가 흐르는 하나의 민족"이라며 "이번 보고서가 우리의 인식을 새로이 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고서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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