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중앙은행 연내 금리 안 낮춘다는데…증시는 인하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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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하루 앞둔 12일 코스피가 또 올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는 한국·미국 중앙은행의 기조에 맞서 금리 인하 기대감에 베팅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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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하루 앞둔 12일 코스피가 또 올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는 한국·미국 중앙은행의 기조에 맞서 금리 인하 기대감에 베팅하는 형국이다.
12일 코스피는 2365.10으로 장을 마감해 전일 대비 5.57(0.24%) 올랐다. 지난 4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코스피가 7일 연속 상승한 것은 최근 1년 새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 3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장중 2180.67)에 비하면 184.43(8.46%) 올랐다. 이날 하루 코스피 거래량은 5억6900만주로 지난해 12월1일 이후 최대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3969.61로 마감해, 전거래일 대비 50.36(1.28%) 상승했다. 지난해 연말 종가(3839.50)와 비교하면, 해가 바뀌자 130.11(3.38%) 오른 것이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스웨덴중앙은행 연설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연준은 대중에게 인기가 없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재차 그었음에도 미국 주가 역시 연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파월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시장에 부상하는 낙관론을 겨냥해 “(역사는) 통화정책을 성급하게 완화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했을 때 당시 찰스슈와브의 리즈 앤 손더스 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우리가 하는 일에 맞서 싸우지 말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냈다. 내년에 통화정책을 완화할 거라는 시장의 생각을 끌어내리려 한 것”이라는 논평을 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도 “2023년에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평가한 위원(총 19명)은 단 한명도 없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중앙은행들이 정책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신호와 발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음에도 연초 금융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주가가 오르고 시장금리(국고채)는 내려가고 있다. 주식은 금리에 가장 민감한 자산인데, 시장 참여자들이 중앙은행의 태도와 정반대로 행동하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케이비(KB)증권은 “올해 금리 인하가 없다는 것이 연준의 입장이지만 국고채 금리 등 시장의 모습은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의 태도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중국경제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 월스트리트에서는 “여전히 탄탄한 고용과 소비가 경제를 지탱해 줄 것”이라는 믿음 등이 상승세에 각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은 “13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 금리 인상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인상 중단 시그널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각 지역의 물가 둔화 추세와 경기침체 위험 확대를 고려하면 미국·한국·유럽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올해 상반기 중 종료될 것”으로 판단하면서 “올해 4분기께 금리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은 미국보다는 한국이 더 높다”고 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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