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배상, 일 기금참여 기대 말아야”…피해자 “매국노”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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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회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공개토론회에선 토론자들의 발언과 피해자들의 항의와 야유가 어지럽게 뒤섞였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한일역사적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와 김상희·남인순·양기대·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김홍걸·윤미향 무속속 의원 등은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방안을 비판하는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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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죄 빠진 ‘제3자 변제안’에 피해자 간 이견도
12일 국회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공개토론회에선 토론자들의 발언과 피해자들의 항의와 야유가 어지럽게 뒤섞였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토론회에서 ‘제3자 배상안’을 발제한 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과 피해자 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가 정부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자 방청석에선 “옳소”라는 동의와 함께 박수가 나왔다. 반면 정부안에 동의하는 피해자들은 야유를 보냈다.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일부 피해자들은 대법원의 판단으로 전범기업 자산이 현금화하면 사실상 배상 받을 길이 사라져 의견을 달리하는 탓이다. 이들은 토론회장에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15명만 피해자냐”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토론자인 박홍규 고려대 교수가 “이제 일본의 사죄와 기금 참여 같은 것에 대해서는 기대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자 피해자들은 “매국노”라고 소리 지르며 분노했다. 최우균 변호사가 일본 전범기업을 대신해 국내 청구권 기업들이 배상을 갈음한다는 정부안의 법리를 설명하자 피해자들은 “징용은 다르다”며 반발했다. 최 변호사는 결국 발언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토론을 종료했다.
방청석으로 마이크가 넘어가자 장내는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정부 쪽과 의견을 같이하는 한 피해자가 1965년 한일 청구권 조약 때 박정희 대통령의 발언을 장황하게 소개하자 반대하는 쪽에서 강하게 반발했고, 주최 쪽은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2시간을 넘긴 토론회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발언이 끊긴 이는 마이크를 집어던졌고 다른 참석자들은 단상에 뛰어 올라가 항의했다.
피해자 쪽은 토론장 바깥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한일역사적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와 김상희·남인순·양기대·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김홍걸·윤미향 무속속 의원 등은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방안을 비판하는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토론회가 졸속이라며 참여를 거부한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내가 돈만 보고 살았다면 이 일 안 했다.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그것을 대신한다면 내가 무슨 꼴이냐. 일본이 나를 얼마나 우습게 알겠나”라는 양금덕 할머니의 발언을 전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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