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판·수족관 돌에 필로폰 90만명분 밀수입 조직 '덜미'
檢, 국제마약조직 12명 적발
2명은 美에 범죄인 인도 요청
미국발 필로폰의 약 70%를 국내로 밀수해 오던 국제 마약조직이 검찰과 세관의 공동 수사에 실체를 드러냈다. 이들이 지난해 한국으로 밀수한 필로폰은 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27.5㎏으로 금액으로는 900억원에 이른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연실)는 한미 국제 마약조직을 1년간 추적해 국내 핵심 조직원 A씨(29) 등 6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이들의 도피를 도운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또한 검찰은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해외총책(32)과 관리·발송책(32) 등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미국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인천공항과 부산항 등을 통해 필로폰 27.5㎏, 대마 2.3㎏, 일명 엑스터시로 불리는 MDMA 800정을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압수한 필로폰의 양은 지난해 미국에서 밀수입된 전체 필로폰(38.7㎏)의 70%에 달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필로폰을 각설탕, 수족관용 돌, 시리얼 등과 섞은 뒤 체스판 바닥, 가정용 실내 사이클 프레임 등에 숨겨 밀수하려고 했다. 세관의 엑스레이 검색을 피하기 위해 'H'자 형태로 된 나무 거치대 중앙을 필로폰이 담긴 비닐봉지로 감싼 뒤 쇠사슬을 다시 감는 방식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번에 검거된 조직원 중 2명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 사이에 국내로 반입된 대마 4.1㎏을 경기도 거주지에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검찰은 "단편적인 수령책 검거로 끝나기 쉬운 밀수 사건을 인천본부세관, 미국 마약단속국과 긴밀히 협력해 국내 조직원 전부를 발본색원했다"면서 "한국과 미국에 거점을 둔 대형 국제 마약조직의 실체를 밝힌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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