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 된 이태원 국조특위…여야 모두 "기대 부응 못해 죄송"

차현아 기자, 안채원 기자 2023. 1. 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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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회의장은 눈물 바다가 됐다.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이태원 상인들이 각자 그 날의 기억을 증언하며 "국가는 뭐했냐"며 울분을 토해내면서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국정조사) 가장 처음에 했어야 했는데 안타깝다"며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의 토대가 될 이야기를 우리가 놓친 것 아닌가 싶다. 묻고 싶으셨을텐데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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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비롯한 유가족, 생존자 등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공청회에서 생존자의 진술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01.12.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회의장은 눈물 바다가 됐다.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이태원 상인들이 각자 그 날의 기억을 증언하며 "국가는 뭐했냐"며 울분을 토해내면서다. 여야 의원들도 연신 눈물을 훔치며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국조특위는 유가족과 생존자, 상인,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소방청 등을 대상으로 2차 공청회를 진행했다. 유가족과 생존자 등 11명의 증언 후 국조특위 위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여야 모두 "진상 규명 위해 노력할 것"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공청회에서 유가족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3.01.12.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날 유가족 등의 참사 당일 증언 후 이어진 질의를 통해 "(유가족과 생존자 등이) 이 자리에 온 것 자체가 2차 가해가 될 수 있음에도 용기를 내주신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원인과) 관련된 모든 분들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집권여당 일원으로서 죄송하다"고 했다.

전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가족 등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가까스로 울음을 삼키며 "정확한 원인규명 후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종합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형동 의원도 "국가 운영에 관여하는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국가가 여러분 부름에 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또 다른 익명의 유가족의 편지를 대신 전하는 것으로 질의를 갈음했다. 이어 "예산안이 빨리 타결되지 않아 국정조사 기간 반절 이상을 허공에 날렸다. 보다 철저한 조사가 되지 않았던 점 아쉽고 죄송하다"며 "국조 기간 후에도 계속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국정조사) 가장 처음에 했어야 했는데 안타깝다"며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의 토대가 될 이야기를 우리가 놓친 것 아닌가 싶다. 묻고 싶으셨을텐데 죄송하다"고 했다.
유가족들 "같은 방향을 바라만 봐줘도 큰 힘"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태원 상인 남인석 진술인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공청회에서 유가족에게 큰절로 사과를 하고 있다. 2023.01.12.

이날 의원들 질의에 앞서 11명의 유가족과 생존자 증언 도중에는 참석자들의 감정이 격해지며 국조특위가 30분 간 정회되는 일도 있었다. 정회 직전 발언자였던 고(故)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가 진술 후 울음을 터트리자 김교흥·용혜인 의원 등이 다가와 위로하기도 했다. 정회 후에도 한동안 유족들은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이태원 지역 상인을 대표해 나온 남인철씨는 "죽음을 눈 앞에서 봤다"며 "트라우마에 너무 숨이 막히니 이해해달라"며고 가쁜 숨을 쉬었다. 발언 중 눈물을 흘리는 남씨의 손을 고(故) 이지한씨 아버지 이종철씨가 다가가 잡았다.

그는 "이태원 골목에서 죽은 그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이태원의 영원한 등불이 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며 추모공간 건설을 제안했다.

이종철씨는 "국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지난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님들이 행정부를 잘 감시해서 이 모래성 같은 행정부와 경찰청 조직에 대한 상황을 인지하고 꾸짖고 일 못하는 분들을 처벌해 주셨으면 이런 참사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보는 방향을 여야 의원들이 모두 똑같이 바라보고, 우리가 어떤 걸 원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는지 봐달라"며 "뒷다리는 잡지 말고, 같은 방향만 바라봐주셔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국정조사 후에도 진상규명을 지속할 조사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그는 "정권이나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고 유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저희가 꼭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이것 포함 차별과 혐오 등 2차 가해를 막기 위해서도 싸우겠다"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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