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리조나선 '슈퍼볼 터치다운'…도쿄돔에선 '김하성 홈런쇼' 쾅!
올해 가볼만한 스포츠 빅 이벤트
3040 남성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 영화가 있다. 26년 전 완결된 일본의 대표적인 농구 만화를 재해석한 ‘슬램덩크 더 퍼스트’다. 불량 고교생 강백호가 농구부에 들어간 뒤 진정한 ‘바스켓 맨’이 돼가는 성장물로 만화 연재 당시 일본과 한국에선 그야말로 농구 붐이 일었다. 주인공 강백호와 라이벌 서태웅의 실제 모델은 1990년대 농구계를 주름잡던 데니스 로드먼과 마이클 조던에서 따왔다. 당시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영화를 본 뒤 농구 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더불어 ‘꿈의 무대’인 NBA(미국프로농구) 경기 직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은 종목을 불문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팀과 선수들을 자랑하는 명실상부 스포츠의 천국이다. 매년 슈퍼볼, 야구, 테니스 등 각종 경기를 보기 위해 세계 스포츠 팬들이 미국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한다. 일본에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 예선과 8강전, 중국 항저우에서는 아시안게임이 5년 만에 열린다. 스포츠 마니아들을 위한 버킷 리스트 여행지를 소개한다.
(1) 미국 애리조나주 '슈퍼볼'
슈퍼볼은 미국 미식축구 리그인 NFL(북아메리카프로미식축구리그)의 양대 콘퍼런스인 NFC(내셔널 풋볼 콘퍼런스)와 AFC(아메리칸 풋볼 콘퍼런스)의 결승팀이 벌이는 챔피언 결정전을 말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경기 스포츠이자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흥행과 시청률에서 4년에 한 번 열리는 FIFA 월드컵 결승전과 맞먹는다. 미국에서는 연례 행사로 매년 추수감사절 이후인 2월 첫 번째 일요일에 치른다. 단 한 번의 승부로 우승팀이 갈린다는 점에서 경기 당일 열기는 미국 전체를 마비시킬 정도로 뜨겁다.
올해는 2월 12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스타디움은 최대 6만34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로 슈퍼볼의 인기를 증명한다. 경기 시작 전 스타디움 밖에서 팬들이 모여 푸드트럭, 맥주와 함께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테일게이트 파티’는 슈퍼볼 팬이라면 꼭 경험해봐야 한다. 경기 티켓 요금은 약 477만원부터지만 대결 상대에 따라 재판매 티켓 가격이 1000만원까지 뛸 때도 있다. VIP 단체석 금액은 그야말로 ‘억’ 소리가 나온다.
슈퍼볼 시즌에 애리조나주를 방문한다면 주도인 피닉스 인근의 사막 식물원인 ‘보태니컬 가든’을 추천한다. 420㎡(약 12만7000평) 규모의 식물원에서 아가베, 선인장 등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2) 미국 유타주 'NBA 올스타전'
NBA 올스타 게임은 각 팀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참가하는 ‘드림 매치’다. 올해 2월 19일 열리는 72회 NBA 올스타전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되며, 유타 재즈팀의 홈구장인 비빈트 아레나에서 열린다. 이번 경기는 1993년 이후 30년 만에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되는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올스타전은 평소 농구를 즐기는 팬이 아니더라도 경기장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뜨거운 열기와 흥겨운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관람할 가치가 충분하다. 티켓은 약 15만원이다.
솔트레이크시티 인근에는 스키장, 온천, 국립공원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많다. 차량으로 1시간30분 정도면 골든 스파이크 국립공원을 방문할 수 있으며, 5시간 거리의 옐로스톤 국립공원도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3)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안게임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아시아 대륙 최대의 종합 스포츠 축제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하계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로 1년 미뤄져 올해 9월 23일 개막한다. 1990년 베이징과 2010년 광저우에 이어 중국에서 열리는 세 번째 대회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획득 시 병역 혜택이 주어져 스포츠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 중 하나다. 한국은 골프, 양궁, 역도, 유도, 축구, 체조, 태권도, 탁구 등 올림픽 종목부터 보드게임, e스포츠, 야구 등 올림픽 비종목까지 메달 사냥을 노리고 있다.
(4) 일본 도쿄 WBC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6년 만에 열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최하는 WBC는 야구 국가대항전이다. 3월 8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는 미국과 일본, 대만에서 치러진다. 총 20개 국가가 4개 조로 나뉘어 승부를 겨룬다. 한국은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B조에 속해 있으며 3월 9일 도쿄 돔에서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한국은 김하성, 최지만 등 메이저리거들도 합류해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일 전망이다.
(5) 영국 디오픈 골프
디오픈은 영국에서 열리는 가장 오래된 전통의 골프대회로 브리티시오픈으로도 불린다. US오픈·마스터스·PGA챔피언십과 함께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의 하나다. 7월 20~24일 로열 리버풀 골프 클럽에서 열린다. 한국 선수 중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는 김주형, 임성재 등이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은 2023년 메이저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3명의 선수를 꼽았는데,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윌 잴러토리스(미국)와 함께 임성재를 선정하기도 했다. 임성재는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 13번 출전해 톱10을 2회 기록했다.
(6) 프랑스 오픈 테니스
프랑스 오픈이 5월 28일~6월 11일까지 파리 롤랑 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다. 윔블던·호주오픈·US오픈과 함께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다. 관전 포인트는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의 패권 경쟁이다. 조코비치는 그랜드 슬램 우승 21회, 나달은 22회 달성한 두 사람은 1월 첫 메이저 대회 호주 오픈에서 맞붙고 이어 프랑스 오픈에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새해 경기부터 첫 본선 연승을 거둔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의 활약도 지켜봐야 한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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