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앞에 자리 잡았다고…노숙자에 물대포 쏜 美남성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2023. 1. 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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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 남성이 노숙자를 향해 물대포를 쏴 논란이 일었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 유명 갤러리 앞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한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내 방 2개짜리 집의 중간 가격은 143만 달러(약 18억6000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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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갈무리
미국에서 한 남성이 노숙자를 향해 물대포를 쏴 논란이 일었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 유명 갤러리 앞에서 발생했다. 당시 갤러리 앞 가로수에는 여성 노숙인이 앉아있었다. 이때 갤러리 주인인 콜리어 그윈은 호스를 꺼내 여성에 강한 물줄기를 쏘기 시작했다. 그윈은 고통스러워하는 여성의 몸부림에도 10초 이상 물대포를 쏘면서 다른 데로 가라고 고함을 쳤다.

이같은 모습은 인근에 있던 빵집 주인 에드손 가르시아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에 업로드하며 알려졌다. 가르시아는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은 항상 차분해 보이는 사람이었다”며 “항상 갤러리로 들어가지 않고 길거리에서만 잠을 잤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은 비가 오고 추웠기 때문에 그윈의 행동이 더 잔인해 보였다”며 “여성은 결국 ‘알았다, 비키겠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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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거세지자 그윈은 NBC에 “나와 이웃 대부분이 영상 속 여성 노숙자를 잘 알고 있다. 이 지역(샌프란시스코) 전체가 이 사태의 일원”이라고 했다. 그는 “전에도 방해가 돼 경찰과 사회복지서비스 쪽에 여러 번 전화했다”며 “수없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되레 하소연했다. 여성이 인근 가게의 보도와 진입로를 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여성에게 사과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윈의 해명에도 미 누리꾼들은 “폭행 혐의로 체포돼야 한다”, “위선적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비인간적이고 잔인하다” 등 분노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위치한 텐더로인 지역의 노숙자들. ⓒGettyImages

샌프란시스코는 노숙자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는 미국의 대표 지역 중 하나다. 미 어플라이드 서베이 리서치(AS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노숙자는 약 770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한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내 방 2개짜리 집의 중간 가격은 143만 달러(약 18억6000만 원)이었다. 저소득층에겐 턱없이 높은 가격이다.

이에 미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2025년까지 노숙자를 지금의 25%로 줄이겠다’는 내용의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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