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데뷔하는 尹…새해부터 ‘경제외교’ 총력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 주제 속 특별연설
공급망·청정 에너지·디지털 질서 등 협력 방안 제시
글로벌 CEO와 오찬…복합위기 극복·민관 연대 논의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데뷔한다. 집권 2년 차를 맞아 ‘수출’과 ‘경제’에 초점을 맞춘 국정 운영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대주제를 ‘경제외교’로 잡았다. 새해 첫 해외 순방지를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계묘년’ 연초부터 경제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UAE를 첫 국빈 방문한 뒤 스위스로 이동한다. 17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현지 동포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다음날 다보스로 이동해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한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에 참석하는 것이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주요 정·재계, 시민사회, 학계 인사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16일부터 20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며, 전세계 정부, 기업, 학계, 시민사회 등 2700여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WEF 주최 측은 예상했다.
올해로 53번째로 열리는 WEF 주제는 ‘파편화(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외교에 방점을 둔 글로벌 연대와 협력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참석을 통해 경제안보 외교, 세일즈 외교, 공공 외교를 입체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기후변화, 경기 둔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밀도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일 다보스포럼 특별 연설을 통해 공급망 강화, 청정 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국제 협력과 연대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한국의 역할과 의지를 세계에 각인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주요 정상과의 즉석 회동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실은 정상들 간 약식 회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약식 회담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는 지 알 수 없다”면서 “다보스포럼 구조상 정상 간 회담이 열리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우호적인 투자 환경과 기술 경쟁력을 홍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18일 글로벌 CEO와의 오찬 행사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SK그룹 최태원 회장·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LG그룹 구광모 회장·롯데그룹 신동빈 회장·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외국 기업으로는 인텔, IBM, 퀄컴, JP모건, 무바달라, 소니 등의 CEO도 참석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윤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국내외 주요 CEO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복합위기 극복과 지속 성장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연대 협력 방안, 민간 시장 중심의 경제정책 방향 소개 및 한국 투자 협력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공공 외교 활동도 전개한다. 같은 날 ‘한국의 밤’ 행사를 열어 다보스에 모인 유력 인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국제 협력 프로그램인 부산 이니셔티브를 알리고 한국의 문화도 함께 홍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취리히 공대를 방문해 양자기술 석학과의 대화 행사를 갖는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은 아인슈타인 등 세계적 과학자를 배출한 유럽 3대 물리학 연구기관이다. 특히 양자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최 수석은 “슈퍼컴퓨터에 비해 연산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양자 기술은 전산업 안보에 혁신을 가져올 게임 체인저로서 미국, EU, 일본, 중국 간 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스위스가 양자기술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성공 요인과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취해야 될 전략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과학자 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 결과를 반영해 1분기 중에 국내 양자기술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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