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사랑의 이해’육 지점장의 교묘한 성추행이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죠?

2023. 1. 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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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의 좀비, 크리처물이나 수사물, 복수물 등 센 장르물을 자주 보다 눈에 들어오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계급관계를 활용한 또 하나의 현실적인 장치는 육시경 지점장(정재성)이다.

물론 작가는 앞으로 육 지점장을 가만 둘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육 지점장은 안 주임에게 성추행을 하면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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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OTT의 좀비, 크리처물이나 수사물, 복수물 등 센 장르물을 자주 보다 눈에 들어오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멜로드라마인 JTBC 수목극 ‘사랑의 이해’다.

이 드라마는 KCU은행 영포점 직원들의 직장과 가정 생활, 그리고 사랑을 다루고 있다. 상대적으로 순해 보이지만, 그 어떤 멜로드라마보다도 작가의 계급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강렬하다.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고 하지만, 서열과 계층간의 벽을 절감하는 스토리다.

여주인공인 고졸 4년차 주임인 안수영(문가영)은 KCU은행 영포점에서 가장 일을 잘 함에도 불구하고 예금창구 업무만 맡는다. 종합상담이나 VIP를 상대하는 PB 업무는 다른 대졸 직원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세상과 사랑 앞에 냉소적인 태도를 지니게 된 ‘냉미녀’ 안 주임은 대졸신입사원이 영포 지점에 배치를 받으면 OJT 업무를 가르쳐주지만, 그후 직장에서의 위치는 서로 바뀌어버린다. 그래서 대졸 신입사원은 안주임에게 처음부터 선배라고 부르지 않는다. 좁은 영포지점안에서도 그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안수영 대리는 업무 전환 신청을 했는데, 그 경쟁률은 너무 높아 하늘의 별따기다. 부잣집 딸인 박미경(금새록)은 부자 찬스를 활용해 어렵지 않게 실적을 올린다.

지금 로맨스는 가난한 안수영-은행경비원 정종현(정가람)과 평범한 대졸사원인 하상수(유연석)-금수저 박미경(금새록)으로 진행되며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정작 앞으로 올 위기는 안수영과 하상수가 사랑한다는 데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멜로의 이해(利害)를 어떻게 이해(理解)로 바꿀지 궁금하다.

계급관계를 활용한 또 하나의 현실적인 장치는 육시경 지점장(정재성)이다. 육 지점장은 인사고과를 핑계로 자신에게 복종하도록 종용하고, 격려를 핑계삼아 여행원들의 손을 잡기도 한다. 부하직원 사랑을 가장한 스킨십이며 교묘한 신체적 접촉이다.

육 지점장은 부자집 딸인 박미경이 아닌 가난한 고졸사원인 안수영 주임에게만 스킨십을 한다. 이거야말로 위계에 의한 행위다. 박미경은 안수영을 도와주려고 지점장실에 함께 들어가자고 하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히 육 지점장은 퇴근후, VIP 고객 접대 자리에 안수영 주임을 데리고 간다. 안수영은 “상품 설명이 필요하면 업무시간에 근무지로 찾아뵙겠습니다. 업무 얘기 없는 술자리는 불편합니다”고 말하다 “불편하다고 일을 안하겠다는 얘기인가요?”라는 소리를 듣고, 결국 하루종일 문서 정리를 하는 등 업무불이익을 당한다.

안 주임은 결국 지점장을 강압 행위로 고발했는데, 결과는 하상수 계장이 지점장이 업무비를 사적으로 쓴 것에 대한 고발로 지점장이 경고 비슷한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위력에 의한 강압행위나 성추행으로 처벌받지는 않았다. 육 지점장은 벌쭘하니까 휴가를 가버려 노 부지(노태평 부지점장, 이화룡 분)가 지점장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이처럼 위계(位階 hierarchy 벼슬의 품계)에 의한 관계가 공고하다.

물론 작가는 앞으로 육 지점장을 가만 둘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육 지점장은 접대 자리에 데려간 안수영 주임에게 항상 5만원권으로 택시비를 준다.

“이렇게 챙겨주는 지점장이 어디있어. 안주임을 얼마나 배려했어. 꼬박꼬박 택시비까지 주는 지점장이 어디있냐고.”(육 지점장)

“지점장님이 주신 택시비, 한번도 감사했던 적이 없습니다. 제가 받은 부당한 처우에 대한 댓가 같아서요. 챙겨주신 은혜 돌려드릴께요.”(안 주임)

육 지점장은 안 주임에게 택시비는 항상 주면서 인사고과는 낮게 준다. 그런 식으로 해서 위에서는 예쁨받고 밑에서는 충성을 아끼지 않는 시스템을 ‘선순환’이라고 착각하는 간부다. 게다가 육 지점장은 안 주임에게 성추행을 하면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작가님이 육 지점장에게 어떤 처벌을 내릴지 궁금하다. 무슨 처벌보다는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단죄할지가 더 궁금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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