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인데 인물 참 없네" TK, 최고위원 놓고 눈치싸움
친윤계 낙점 놓고 물밑경쟁
TK 현역의원 4년간 배출 못해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전통적인 보수정당 대표 지역이란 타이틀이 무색하게 당대표 후보는 고사하고 확실한 최고위원 주자조차 내지 못하면서 TK 지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국민의힘 관계자 등에 따르면 TK 지역 의원들은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최고위원 선거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역 의원들은 TK 지역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지역을 대표할 최고위원을 배출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했다. 다만 누가 적임자인지를 놓고는 여전히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
TK 현역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맡은 것은 2019년 전신인 자유한국당 당시 김광림 의원이 마지막이다. 이준석 대표를 선출한 2021년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에서는 원외였던 김재원 전 의원이 당선된 바 있다. 즉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제외하면 4년간 현역 TK 최고위원이 없었던 셈이다. 그런 만큼 이번엔 TK 출신 최고위원을 내겠다는 의지 자체는 강하다.
문제는 현재 당권주자 지형도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며 최고위원 후보군 역시 좁히기가 어려운 상황이란 것이다. 울산 출신 김기현 의원과 부산 출신 안철수 의원이 활발한 당권주자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대 변수로 손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의 결단이 미뤄지며 여전히 시계 제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윤심'을 표방하는 김 의원이 당권주자로 치고 나갈 경우 같은 영남권 지역 러닝메이트로 TK 지역구 의원이 함께하기에는 지역주의 관점에서 부담스럽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TK 지역에선 서울 출신 나 전 의원을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TK 중진은 "영남권 연대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지역색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이 잘될 수 있도록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며 "모든 TK 지역 의원들도 윤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만큼 그에 맞는 후보군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TK 지역에선 자천타천으로 이만희, 송언석, 김정재, 양금희 의원 등의 이름이 최고위원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지역에선 친윤계와 교감이 되는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복수 후보가 출마할 경우 표 분산이 우려되는 만큼 현재 지역 안팎으로는 활발한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 수행단장을 맡았으며, 송 의원은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조정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다만 지역에서도 섣부른 후보군 압축 대신 당권 판도를 살펴본 뒤 천천히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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