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POINT] 고신용자 '정책자금 가로채기' 꼼수에 돈줄 막힌 서민은 눈물
"중·고신용자들이 저신용자가 받아야 할 예산을 가로채는 행태입니다. 나중에 자신들을 위한 정책이 나오면 점수를 회복시켜서 또 지원금 받겠죠. 편법 못 쓰게 제도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돈줄이 막힌 자영업자들이 정책 자금을 받기 위해 신용점수를 일부러 떨어뜨릴 방법까지 찾고 있다는 매일경제 보도(1월 9일자 A13면)에 달린 댓글이다. 최근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상품 출시를 예고하며 '신용점수 744점 이하(하위 20% 수준)'라는 대상자 기준을 공개하자 인위적으로 신용도를 낮추는 꼼수가 등장했다. 신용점수는 낮추긴 쉬워도 다시 올리기는 쉽지 않다. 일부 차주가 이런 불편까지 감수하면서 점수를 낮추는 건 현재 이런 정책 상품이 아니고서는 돈을 빌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저신용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정책 자금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되지 못하고 있다는 호소다. 본래 하위 20%에 해당했던 사람들은 '가뜩이나 힘든데 중·고신용자들에게 기회를 빼앗긴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다. 신용점수가 700점대인 차주들은 필요한 자금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신용점수가 800점 미만이면 하위 36%에 해당한다.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잘 나오지 않고, 대출이 나와도 금리가 부담스럽다. 지난해 11월 신용대출을 실행한 저축은행 31곳이 신용점수 700점대에게 책정한 금리는 평균 연 11.12~19.89%로 상단이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했다.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 대출이 다 막혀 연 15%, 18% 이자에도 돈을 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 상품도 있지만 대상 범위가 넓지 않고 대출 규모도 부족해 곳곳에서 사각지대가 생긴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운영하는 햇살론도 신용점수 하위 20%를 대상으로 하며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다. 이런 상황이니 저신용 차주에게 연 2% 고정금리로 3000만원을 대출해주는 소진공의 새 정책 상품이 큰 관심을 받는 것이다. 한 대형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고 전했다.
[명지예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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