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흥국생명, 그 안에서 빛나는 선수들의 투지
여자배구 V리그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이 만난 지난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권순찬 전 감독을 경질한 후폭풍 속에 표류하고 있는 흥국생명 선수들에게 홈팬들이 힘을 실었다. 흥국생명은 1세트 28-28 듀스까지 팽팽하게 맞서다 졌다. 2세트까지 연달아 내줬다. 그대로 끝나는 듯했던 경기에서 흥국생명의 근성이 살아났다. 3·4세트를 가져가더니 5세트도 11-11까지 팽팽히 맞서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흥국생명은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져 4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두 추격의 흐름도 끊겼다. 그러나 구단이 자초한 내부 혼란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놀라운 경기력을 펼친 선수들을 향해서는 아낌없는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경기에도 흥국생명의 감독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지난 2일 구단주가 김여일 단장과 권순찬 감독을 동시 경질하면서 구단의 선수 기용 개입 논란이 불거진 뒤 열흘 넘게 혼돈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6위였던 팀을 맡아 올 시즌 흥행과 성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성공적으로 따르는 권순찬 감독을 급작스럽게 물러나게 한 것을 두고 내부 반발도 크다. 감독 대행을 맡았던 이영수 수석코치도 하루 만에 사퇴했고, 신임감독으로 발표까지 한 김기중 감독 역시 거센 비판 여론에 지휘봉을 고사했다.
선수들은 리더십 공백을 안고 뛴다. 김대경 감독 대행은 2경기째 벤치를 지키고 있지만, 아무래도 전술적으로 다양성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최지완 코치를 비롯해 훈련을 담당할 스태프도 단 2명 뿐이다. 훈련은 물론 경기 때도 정상 훈련이 쉽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흥국생명은 권순찬 감독 사퇴 이후 2승1패(승점 6점)를 거두며 선전 중이다. 코트에서는 김연경이 팀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이날 현대건설전에서 3세트 72.73%의 공격 성공률로 반등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24점을 올렸다. 허리 디스크 시술을 받은 상대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가 빠진 것을 고려해도 놀라운 경기력이었다.
치열한 승부 속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분간 현재의 어수선한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흥국생명이 수습에 나설수록 상황은 더 꼬인다. 논란이 커지면서 빠르게 후임 사령탑을 찾겠다는 흥국생명의 계획도 틀어졌다. 김대경 감독 대행은 “앞으로도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우리가)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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