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원전, 원자로에 기준미달 부품 장착하고 18년 가동…“전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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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한울원전 5호기가 원자로 용기에 기술규격 미달 부품이 사용된 상태로 지금까지 18년 동안 가동돼온 사실이 드러났다.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에서의 규격 미달 부품 사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수원의 확인 결과 한울 5호기 원자로의 54개 스터드 가운데 6개의 '횡팽창량'(가로방향으로 늘어나는 값)이 24밀스(mils·1000분의 1인치)로, 25밀스 이상이어야 하는 기술규격의 충격시험 합격 요건에 미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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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에서 기준미달 부품 확인되긴 처음
경북 울진 한울원전 5호기가 원자로 용기에 기술규격 미달 부품이 사용된 상태로 지금까지 18년 동안 가동돼온 사실이 드러났다.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에서의 규격 미달 부품 사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전 전문가들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원전 건설과 수명 연장에 앞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원전 건설·운영시스템에 대한 전면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킨스)은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한수원이 지난해 11월 한울 5호기 계획예방정비 중 원자로 용기에서 기술규격에 미달하는 스터드를 발견하고 교체하기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고 보고했다.
스터드는 두 물체를 결합시키는 데 사용되는 머리가 없는 볼트 형태 부품이다. 한울 5호기에는 길이 186㎝, 지름 16.6㎝의 거대한 스터드 54개가 원자로의 헤드와 몸체를 결합시키고 있다. 원자로 용기의 스터드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 내부의 높은 압력과 고온을 견뎌야 해 안전 1등급의 엄격한 품질기준이 적용된다.
한수원의 확인 결과 한울 5호기 원자로의 54개 스터드 가운데 6개의 ‘횡팽창량’(가로방향으로 늘어나는 값)이 24밀스(mils·1000분의 1인치)로, 25밀스 이상이어야 하는 기술규격의 충격시험 합격 요건에 미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스터드들은 2004년 한울 5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한번도 교체되지 않았다.
원전 전문가들은 스터드가 규격에 미달할 경우 원자로 헤드와 몸체 사이에 틈이 생겨 원자로 내부의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거나, 스터드가 강한 압력으로 튀어나와 격납건물 안 다른 설비에 손상을 입히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원전에서 가장 핵심인 원자로에까지 기준미달 부품 사용이 확인된 것은 전례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라며 “이렇게 되면 원자로 내외부의 다른 부품도 안심할 수 없는 만큼 모든 원자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불량 스터드가 확인된 과정에 주목해 한수원의 원전 안전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수원은 이번에 실제 품질검사를 한 것이 아니라 제작사가 2001년 제출한 시험성적서를 기술규격과 대조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불량 스터드를 찾아냈다. 결국 원자로 건설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18년 동안 1년 반마다 예방정비를 수행하면서도 품질서류 검토조차 제대로 안 했다는 이야기다. 이날 원안위 회의에서 김호철 위원은 “(기술규격) 부적합 사항은 운영허가 단계에서도 걸러졌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규제기관 차원에서도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킨스와 원안위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원자로에서 이 정도였으면 다른 원전 설비에서는 어땠을지 걱정”이라며 “이처럼 원전 안전을 위한 품질검증과 안전규제 시스템이 무력화된 상태에서 원전 확대만 외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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