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도, 바지도 싫어요” 불만에... 日고교가 내놓은 대안은

박선민 기자 2023. 1. 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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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효고현의 야마자키고가 새롭게 선보인 퀼로트 형식의 교복. 바지와 치마가 합쳐진 형태다. /야마자키고

일본의 한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다양한 성 정체성을 반영해 ‘치마바지’ 교복을 선보였다.

12일 고베신문에 따르면 일본 효고현 야마자키고등학교는 올해부터 학생들의 다양한 성 정체성을 고려해 새로운 형태의 교복을 도입한다. 이 교복은 ‘퀼로트’라고 불리는 치마형 바지로, 폭이 넓어 언뜻보면 치마처럼 보인다. 말 그대로 치마와 바지를 합친 것이다.

야마자키고가 퀼로트 교복을 도입한 것은 지난해 7월 있었던 강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 마에다 료(40)가 성 정체성을 깨닫게 된 계기 등 자신의 삶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는데, 이에 영감을 받은 학생들이 학교 측에 “치마도, 바지도 싫다”는 의견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야마자키고는 퀼로트 교복 도입을 검토했고, 올해부터 정식 교복으로 채택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퀼로트 교복 찬성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0% 이상의 학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야마자키고의 한 2학년 학생은 퀼로트 교복에 대해 “외형은 치마처럼 보이지만, 활동성이 좋다”며 “선택사항이 늘어나 개성을 드러내기 좋다”고 했다.

야마자키고가 다양한 성 정체성을 반영해 새롭게 도입한 퀼로트 교복. /야마자키고 교복 판매 홈페이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논쟁이 벌어졌다. 퀼로트 교복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시대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엄연히 따지면 그냥 ‘통 넓은 바지’인 셈인데, 이는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실용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럴 거면 교복을 왜 입냐. 그냥 사복 입고 등교하라고 해라” “소수의 의견에 학교 재정을 불필요하게 지출하는 것 아니냐” 등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야마자키고는 이외에도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 교복 정책을 펼쳐왔다. 2020년에는 남녀 관계없이 치마나 바지, 넥타이나 리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남성은 오른쪽, 여성은 왼쪽에 달려있던 단추도 위치를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여름철 여학생 속옷이 비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두운색의 셔츠를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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