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애플도 자체 생산, 입지 좁아진 K디스플레이 새 돌파구 찾아야
애플이 내년부터 한국 기업이 공급하는 디스플레이를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 애플워치에서 시작해 아이폰 등 주력 제품으로 자체 디스플레이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는데 중국에 밀리고 있는 K디스플레이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어 걱정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의 70%를, LG디스플레이는 20%를 공급하고 있다. 애플워치와 아이패드 공급 물량도 상당하다. 두 곳 모두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문제는 애플처럼 핵심 부품을 직접 만들려고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외부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을 고객사로 둔 한국 기업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한때 세계 시장을 지배했던 K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2017년 44%에 달했던 점유율은 2021년 33%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1%에서 41.5%로 급상승하며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넘어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한국은 5~6년 전만 해도 OLED 시장을 거의 100% 장악했지만 2021년 점유율이 83%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2017년 1%대에서 2021년 16.6%까지 높아졌다.
중국의 공세에 더해 주요 공급처인 애플 물량까지 빠지면 K디스플레이는 고사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가전과 스마트폰뿐 아니라 자율주행과 메타버스, 우주 발사체 등 미래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안보 자산이자 성장동력이기도 하다. 정부가 OLED와 마이크로LED, 퀀텀닷OLED 등 첨단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세액공제 확대 같은 파격적인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런 중요성 때문이다. K디스플레이가 부활하려면 최고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 벌리고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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