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어도 돈”…‘1만원’으로 3일 버티기, 결과는? [만원의 행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2003~2008년, 1만원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MBC 예능 ‘만원의 행복’이 인기리에 방영됐다. 해당 프로그램이 방영된 지 20년이 지난 올해, ‘고물가 시대’에는 1만원으로 최대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 3일 동안 ‘2023년판 만원의 행복’ 챌린지를 해보고 이를 직접 기록했다. 물가 상황을 반영해 이번 챌린지의 목표는 ‘1만원으로 사흘 버티기’로 설정했다.
우선 식비 해결이 챌린지의 핵심이었다. 외식과 배달 음식 대신 ‘냉장고 파먹기(집에 남아 있는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 만들어 먹는 것)’와 ‘당근 무료 나눔’을 이용하기로 했다.
챌린지 첫날이었던 7일부터 2주일 전 시켜 먹었던 배달음식이 발목을 잡았다. 냉장고에서 상한 배달 떡볶이를 버리느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19원을 지출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무료 나눔’을 키워드로 틈틈이 검색했다. 오전 10시께 약 50분 전에 올라온 ‘라면 4봉지 무료 나눔’ 글을 보고 신청했지만, 한발 늦고 말았다. 결국 7일에는 집에서 굴러다니는 사과 한 알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오후에는 가족 행사가 있어 서울 강남구 양재역 인근으로 이동했다. 택시는 언감생심,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만만치 않았다. 신논현역에서 양재역까지 2개 역을 신분당선으로 환승하자 지하철요금이 2950원으로 두 배로 뛰었다. 그렇게 ‘1만원’ 중에서 교통비로만 벌써 5900원을 지출했다.
지출을 만회하기 위해 ‘디지털 폐지 줍기’에 나섰다. 디지털 폐지 줍기란 보상형 모바일 앱을 통해 포인트를 모아 현금화하거나 기프티콘으로 교환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짠테크를 실천하는 MZ세대 사이에서는 필수다.
토스 뱅크 미션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집 앞 10분 거리 미션 장소에 도착해 20원을 획득했다. 이날은 5000보 이상 걸어 20원도 추가로 얻었다.
저녁 식사는 보관을 잘못해 물러진 총각김치를 이용해 요리를 해먹기로 했다. 버리면 약 70원가량 음식물 쓰레기 비용이 나갈 터였다. 냉장고에 있던 애호박, 베이컨을 더해 볶음밥을 만들었다. 즉석밥은 금물이다. 자사몰에서 구매해도 1000원을 훌쩍 넘는 즉석밥 대신 냉동실에 얼려둔 밥으로 해결했다.
챌린지 둘째 날인 8일에는 외출 없이 총지출 0원, 총수익 885원을 기록했다. 눈을 뜨자마자 아침 운동 겸 앱테크를 위해 미션 장소를 돌아다니며 20원을 획득했다. 이날은 설문조사 앱테크로 800원까지 벌었다. 설문조사를 하면 약 200~300원을 획득할 수 있다. 단, 일정 수준 이상 쌓여야 환급이 가능하다.
점심과 저녁 끼니는 전날과 같이 각각 사과 한 개와 상하기 직전인 채소를 넣고 끓인 라면으로 해결했다.
챌린지 성패가 갈리는 마지막 날인 9일 출근하기 위해 인근 스타벅스로 향했다. 이제 남은 돈은 포인트를 포함해 5000원 남짓. 커피값이라도 아끼기 위해 기프티콘 거래 플랫폼 ‘니콘내콘’을 이용했다.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 기본(톨) 사이즈 기프티콘을 21% 할인된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여기에 그동안 모았던 토스 포인트를 이용해 3368원에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하지만 미션 종료 약 12시간을 앞두고 결국 챌린지는 실패로 돌아갔다. 무선 마우스의 건전지 수명이 다해 뜻밖의 지출이 발생하면서다. 편의점에서 급히 건전지를 구매하면서 니콘내콘 앱을 이용해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이들로 편의점 20% 할인 상품권은 진즉 ‘품절’이었다. 건전지값만 3400원, 지출이 그만 1만원을 넘겨 버렸다. 총지출 1만2887원을 기록하며 당당하게 도전했던 3일간의 ‘만원의 행복’은 다소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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