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액체로 어머니 살해한 30대..."보험금 노린 거 아냐"

변호인 "공소사실 모두 인정한다" 재판서 밝혀
"보험금 아닌 어머니 질책 때문에 범행" 주장

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화학 액체를 먹여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딸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그는 "보험금을 노렸다"는 범행 동기에 대해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류경진) 심리로 12일 열린 존속살해와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호인은 “보험금을 노리거나 경제적 목적으로 피고인 A씨가 어머니를 살해하지는 않았다”며 “어머니의 질책이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머니 사망 전 받은 보험금을 피고인이 통장에서 빼서 쓴 사실은 있지만, 사망 후 보험금을 자신이 받을 수 있을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A씨가 대출로 인한 채무를 새로운 대출로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다가 채권추심업체로부터 상환 독촉을 받자 범행을 했다”며 “A씨는 채무 해결 방법을 찾던 중 피해자인 모친이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아 채무를 변제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채무가 발각돼 다투고 질책을 당하자 압박감과 원망을 느껴 범행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인천 계양구의 한 빌라에서 자동차 부동액을 탄 음료수를 어머니에게 몰래 먹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 모친 부검 후 “체내에 남아 있는 화학 액체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A씨가 지난해 1월과 6월에도 같은 방법으로 어머니에게 화학 액체를 몰래 먹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밝혀냈다. 당시 A씨는 범행 후 겁을 먹고 119에 신고해 미수에 그쳤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