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도 홀렸다···카카오엔터, 사우디 국부펀드 등 1조2000억 유치
글로벌 투자·프리미엄 콘텐츠 키울 것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등의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총 1조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2일 공시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의 역대 해외 투자 유치 사례 중 최대 규모로, 카카오 계열사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설명했다.
PIF가 6000억원 규모로 참여하고, 싱가포르 유한책임회사 피랩인베스트먼트가 나머지 절반에 참여했다. 카카오엔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한 신주를 해외 국부펀드가 인수하는 형태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번 투자는 K-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것”이라며 “카카오가 보유한 디지털 네트워크 노하우와 K-콘텐츠를 융합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딩컴퍼니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작년 7월부터 PIF 및 싱가포르투자청(GIC) 측 등과 접촉하며 투자 유치 의향을 타진해 왔다. 투자 논의는 작년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과 한국·사우디 정상회담으로 형성된 경제 협력 분위기에 힘입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재원을 글로벌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 등에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카카오엔터는 타 법인 취득 계획에 대해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카카오엔터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기업공개(IPO)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IPO 추진은 이번 투자금을 언제 다 쓰느냐에 따라 달렸지만, 올해 내로는 전혀 가능성이 없고 2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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