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비자센터, 예약확인 없으면 ‘문전박대’…헛걸음한 이들도[르포]
중국대사관 “한국인 방문 단기비자 발급 중단” 맞불
중국비자센터, 10일부터 비자 신청안내 갱신 공지
단기 방문비자 제한…무역·유학·장기비자 등은 가능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단기비자 신청하러 왔는데요.”, “신청서와 예약확인서 없으면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널찍한 센터 내부는 약간의 직원들과 비자 발급 등 업무를 위해 방문한 소수의 사람들만 오갔다. 대기 인원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일부는 센터에 들어가지 않은 채 입구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거나 어디론가 전화통화를 하며 서성거렸다.
마침 비자 업무를 위해 도착한 몇몇이 센터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입구를 지키던 센터 소속 한 직원이 신청서와 예약확인서를 보여 달라며 막아섰다. 이를 제시한 당사자만 들어갈 수 있었고 동행한 가족은 입장이 막혔다. 확인서를 미처 지참하지 못한 한 남성도 입장을 거부당해 수고스러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 남성은 “중국 단기비자 발급이 중단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급한 마음에 물어보려고 들렀는데 헛걸음을 했다”며 “조만간 중국에 개인적으로 방문할 계획이 있는데 (센터 홈페이지에) 신청 예약을 한다고 해도 비자가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고 난처해했다.
중국에 유학 중인 자녀의 비자 재발급을 위해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한 어머니는 신청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센터 입장을 제지당했다. 아들 혼자 센터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자 그는 “보호자 동행도 안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입구 밖에서 휴대전화로 아들과 통화를 하며 비자 발급 절차를 도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취한 중국발 입국자 대상 방역 강화 조치에 반발하며 대등한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후 지난 10일 중국은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방침에 따른 보복 조치로 한국인에 대한 중국행 단기비자 발급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어 지난 11일부터 중국을 경유하는 한국과 일본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도 중단했다. 중국이 경고 이후 비자 발급을 제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중국비자서비스센터는 온라인 홈페이지에 지난 10일자로 갱신한 비자 신청 안내문을 공지하고 있다. 국가기관과 각 지방 주관부서 등에서 발급한 초청장이 있는 경제무역 또는 과학기술 등의 활동 비자(M·F), 중국 내 학생 모집기관에서 발급한 입학통지서 원본 및 사본이 있는 장기유학(180일 초과) 비자(X1)와 단기유학(180일 이내) 비자(X2), 외국인취업허가통지 사본 등이 있는 취업 비자(Z), 중국에서 상주하는 외국 언론기관의 특파원 비자(J1), 승무원 비자(C) 등은 현재 비자 발급 요건에 해당한다.
하지만 취업과 유학 등으로 중국에 머무는 가족을 만나거나 개인 사정으로 단기간(180일 미만) 체류가 필요한 경우 받는 방문 비자(S2), 중국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국민 또는 중국 영주권을 보유한 외국인을 단기 방문(180일 미만)하려는 가족이 받는 비자(Q2) 등은 추가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사실상 발급이 제한 중이다. 관광비자(L) 등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현재까지 발급되지 않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여권은 전 세계 199개국 중 192개국을 비자 없이 또는 간편한 입국 절차를 통해 방문할 수 있다. 일본(193개국)에 이은 세계 2위다. 하지만 중국과는 여전히 비자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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