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 시위 조짐 보이자 경계태세 강화…보우소나루는 또 “부정선거” 주장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지 사흘 만에 다시 한번 브라질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정부가 최대 수준의 경계 태세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 국방부는 정보기관의 모니터링 결과 새로운 시위가 발생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돼 보안을 강화하여 대비하고 있다고 브라질 매체 조르나우 두 브라지우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또다시 “권력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는 전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정부는 브라질의 주요 도시 곳곳에 헌병과 경비대를 배치했고, 브라질 대법원은 공공기관 건물 출입 보안수준을 높이는 내용의 긴급 명령을 승인했다.
후이 쿠스타 대통령 비서실장은 내각회의 후 “새로운 시위 홍보물이 배포됐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불복 폭동으로 브라질이 극심한 혼란에 빠진 와중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부정선거 음모론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에는 보우소나루 지지자인 마투그로수두술 주 검사 펠리페 히메네스의 인터뷰가 담겼다. 그는 지난 대선이 투명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룰라는 국민에 의해서가 아니라 고등선거법원(TSE)과 연방대법원(STF)에 의해 선출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장 SNS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됐지만 몇 시간 뒤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계정에서 삭제됐다.
대통령궁은 8일 폭동을 일으킨 1500여명을 체포하고 진압한 이후 새로운 시위가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보고 있다. 치안 당국도 새로운 시위를 막기 위해 모든 보안군이 총동원되고 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폭동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폭동 이후 브라질리아의 보안 담당자로 임명된 리카르도 카펠리는 기자회견에서 “일요일에 일어난 일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며 “선거에서 패배하고 위기를 만들려는 사람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11일 “지난 폭동에 연루된 사람들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입증된 범죄는 처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브라질리아의 공공건물을 습격하고 파손한 사람들을 “미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선 불복 폭동에 참여한 사람들 1500여명 중 727명이 투옥됐고 600여명의 사람들은 ‘인도주의적 이유’로 풀려났다고 연방 경찰이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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