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최대 수입국 중국이 움직인다" [안재광의 더부자]

안재광 2023. 1. 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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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인터뷰
세계 최대 IT 기기 생산국 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
반도체 수요 감소폭 컸던 만큼 회복 증가폭도 클 것
칩4 동맹으로 중국 반도체 타격 있겠지만 대세 못 바꾼다

▶안재광 기자
중국이 코로나 위기를 잘 넘기면 반도체 수요가 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는데요. 중국 경기가 좋아져 반도체 수요가 늘고, 반도체 수출이 잘 될 것이란 예상은 어떻게 보세요.


▶전병서 소장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중국이 전 세계 노트북, 핸드폰, 디지털 TV의 60~90%를 생산해요. 그리고 또 그것의 소비도 중국이 가장 많이 합니다.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전기차의 경우 중국이 세계 시장의 50~60%를 차지를 해요.
 자동차도 점점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데 미국이 일 년에 1600만대 정도 자동차를 사는데 중국이 2600만대를 사요. 자동차, 정보기술(IT) 세계 최대의 시장이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중국 자체 수요만 보면 한 35%. 중국이 OEM 받아서 재수출까지 하는 것 포함하는 60%. 중국의 수출, 소비가 반도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첫번째 중국의 코로나 때문에 이동이 안 되다 보니 내수가 마이너스가 나왔고, 그 다음에 코로나 때문에 OEM 공장들이, 예를 들면 애플 같은 제품 만들어 주는 공장이 가동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긴 것이죠. 
 감염을 우려해 공장을 정지 시키거나 통제 해 버리는 바람에 노트북, 휴대폰, 디지털 TV 같은 IT 기기의 수출이 줄어드는 것이죠. 소비 줄고, 수출 줄고. 다 줄다 보니 지난해  반도체 소비 감소폭을 보면 중국이 제일 큽니다. 반대로 이것이 회복 된다고 하면 그 반대 효과가 당연히 나타납니다.
 문제는 반도체보다 더 심각한 게 있어요. 월별 반도체, 월별 대중 적자를 보면 우리가 2021년부터 시작을 해서 이게 이 반도체 빼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계속 적자예요. 이게 오히려 더 심각하죠. 반도체만 되면 더 잘 되냐. 그게 아니라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에서 대중국 수출 경쟁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이게 심각한 문제고.
 반도체 같은 경우 제가 볼 때 우리가 주로 팔고 있는 게 D램인데, D램은 한국이 전 세계 시장의 70~75%를 커버(점유)하기 때문에 이것은 경기 회복에 당연히 좋을 수 있어요. 문제는 반도체에서 흑자가 나는 것 보다 다른 쪽에서 적자가 더 크게 나 버리면 반도체가 선방을 하더라도 전체적인 대 중국 무역 흑자는 줄어들거나, 안 나올 수가 있다는 것이죠.
 반도체는 제가 볼 때 크게 문제가 없지만 다른 아이템에서 문제가 되는데. 과기부가 2021년 조사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나 격차가 중국보다도 못한 게 5가지가 있어요. 기술 격차의 수준도 우리하고 중국은 별 차이가 없어요.
 최근에 보면 베트남이 우리의 무역수지 흑자 최대 국가가 됐어요. 2022년에 314억달로로 1등이고, 홍콩이 241억달러인데. 중국 무역 적자가 커졌다. 이렇게 많이 얘기하지만, 사실은 홍콩도 중국이잖아요. 이걸 포함하면 적자가 났다. 이렇게 얘기하기 사실 어려워요.
 베트남에 대한 무역흑자가 계속 커졌는데요. 우리가 하나 볼 것은 대 중국 흑자는 줄어들고 베트남이 느는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제가 볼 때는 좀 찜찜해요. 베트남의 1인당 국민 소득이약 3900달러잖아요. 중국이 1만2000달러인데. 중진국 수준에서 우리가 제품을 만들어가지고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죠.
 국민소득 5000달러 이하, 어떻게 보면 저소득 국가에서 생산을 해야만 흑자가 나는 제품이 지금 흑자를 내는 주요인데. 그러면 베트남에서 얼마나 더 할 수 있느냐.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가서 흑자를 내야지. 결국 우리에게 심각한 경쟁력의 문제인데. 흑자 나는 것을 너무 즐길 것은 아니다.
 치열하게 경쟁해서 싸워서 이겼을 때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지. 1위 국가에서 경쟁하다가 이게 경쟁력 없다고 뒤로 빼서 3류 국가에 가서 거기서 생산해서 흑자 내는 것을 좋아할 수가 있냐.  그래서 지금 베트남의 무역 수지 흑자를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볼 때 조금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

안재광 기자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칩4 동맹. 미국, 일본, 대만, 한국이 한 편을 먹고 중국을 견제하는 데 참여를 했지 않습니까. 이게 중국의 교역하고 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데요.

▶전병서 소장
앞으로 1년 간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미국이 이번에 얘기한 것을 보면 한국에 대해서는 1년 정도는 반도체 장비 공급 예외 조항을 뒀어요. 미국이 배터리하고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유치하기 위해서 잘 해줄게 그랬다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국회가 통과시켜 버리는 바람에 한국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대해서는 미국 행정부가 손을 못 쓴 것이죠. 모순이 생기니까 행정부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대 중국 제재에서 배터리가 아니라 반도체를 빼준 것이죠.
 다른 나라는 예를 들면 14나노 이하의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을 못하는데. 한국은 일 년 동안만 예외를 해줄게. 이렇게 되면 상대적인 우리 반도체 기업의 타격은 별로 없다는 얘기고.
 우리가 많이 얘기하는 것 중 하나는 앞으로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 때문에, 특히 칩4 동맹이 형성되면 중국이 완전히 죽었다,  이렇게 많이 얘기를 하는데.
 중국이 미국에 제재 받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제약, 희토류 4개 분야에서 미국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 0%, 5%, 16% 밖에 안 돼요. 근데 아시아의 비중이 반도체는 73%, 배터리는 92%, 의약품은 61%, 희토류는 72%.
 이것은 미국으로선 반도체만 보더라도 생산을 아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아시아와 동맹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고. 중국보다도 시장 점유율이 더 낮아요.
 미국의 고민이긴 했지만 칩4를 한국 일본 대만 미국 네 군데 반도체 장비, 재료, 소재의 생산과 기술. 이 4개의 나라가 이걸 다 갖고 있는데. 이걸 다 합치게 되면 반도체 종합 생산에서는 세계의 91%, 설계의 91%,파운더리 같은 경우도 87%, 장비의 73%를 장악해요.
 그래서 이 4개 나라가 칩4 동맹을 하고 중국 공급을 막아내면 중국은 아웃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칩4가 동맹이냐. 아니면 라이벌4 아니냐. 라이벌4 입니다.
 반도체 장비에서는 미국하고 일본이 서로 경쟁 관계예요. 파운드리에서는 대만하고 우리가 누가 1등이냐를 갖고 싸우죠. D램 메모리에서는 미국의 마이크론하고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경쟁 관계예요. 4개 나라를 보면 서로가 물고 물리는 경쟁 관계인데, 피터지게 싸우는 나라끼리 같이 모아놨다고 그게 동맹이라고 할 수 있나요. 그건 왜 동맹이 아니라 그냥 협회죠. 칩4 동맹이 허점이 있다는 겁니다. 칩4 동맹으로 중국이 완전히 죽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문제는 첫 번째가 공급망이고, 두 번째가 소비자인데요.
 지금 반도체를 원재료부터 소재, 가공, 생산, 그리고 조립까지 보면 한 나라가 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10개 이상의 나라를 거칩니다. 중국 하나를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나라들의 문제가 같이 걸린다는 거예요.
 그래서 중국이 막히는 순간 다른 서플라이 체인도 다 고통을 받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급망의 측면에서. 예를 들면 지난번에 우리가 불화수소 같은 것을 일본이 공급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난리가 났던 적이 있어요. 근데 불화수소에 들어가는 원재료인 형석은 중국에서 원재료가 나와요. 이걸 일본에서 가공해서 한국으로 갖고 와서 우리가 반도체나 LCD를 만들고. 그 만든 제품을 중국으로 가져가서 완제품을 만들어서 이걸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는 메카니즘이죠. 서플라이 체인 상 하나만 터져도 문제가 되는 게 있고.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죠.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고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하면 좋기는 한데. 문제는 세계 시장의 소비 비중을 보면,  아시아가 62% 입니다. 결국은 미국에서 쓸 수 있는 비중이 18%인데. 이 이상으로 생산하면 어떡하냐. 다시 배 타고 비행기 타고 중국으로 갖고 와야 되는 문제가 발생하죠. 기술이 센 것처럼 얘기를 하지만 기술은 시장을 이기기가 어렵습니다.
 지금 미-중의 관계에서 반도체 봉쇄가 중국을 완전히 죽였다. 이렇게 보는 것은 과장이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미국이 하고 있는 것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뭐가 있냐면, 첫 번째는 미국이 완전히 중국으로 들어가는 반도체를 막아버리면 먼저 나스닥이 대폭락을 해요. 애플이 세계 최대 IT 기업인데 거의 90%를 중국에서 만든단 말이에요. 그럼 애플의 매출액이 90%가 날아간다고 하면, 애플의 주가는 어떻게 될 것이며 나스닥의 주가는 어떻게 되느냐. 세계 이동통신 칩의 최대 기업이 퀄컴인데 퀄컴은 70% 가까운 매출이 중국에서 일어나요. 퀄컴의 매출액이 70% 날아가면. 따라서 자본시장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게 하나 있고. 
 두 번째는 지금 미국이 반도체를 다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14나노 이하 장비만 못하게 하는 것이지 다른 것은 제한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공장이 계속 돌아가고 있는 것인데. 중국은 첨단 반도체 장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지. 기존 제품에서는 별 문제 없이 계속 돌아가요. 미래의 성장 잠재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지, 지금 상태에서 생산에 차질이 있거나 이러지는 않다는 것이죠.  우리가 조금 오해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생각이 돼요.

기획 한경코리아마켓
총괄 조성근 부국장
진행 안재광 기자
편집 박정호 PD
촬영 박정호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제작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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