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與 최고위원 출마 결심…다양성 열린 정당 증명할 것”
“사람·권력 좇지 않고 데이터 통해 국민과 당원 바라보는 정당 만들겠다”
“‘윤심’ 논란, 尹대통령도 ‘물러나 있겠다’는 의중이라고 봐…당심이 가장 중요”
(시사저널=이원석·변문우 기자)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태 의원은 1월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나 같은 사람도 지도부에 과감히 출마할 수 있을 만큼 당이 열려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사람이나 권력을 좇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서 국민과 당원들을 바라보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태 의원은 최근 전당대회 이슈와 관련해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보인 것에 대해선 "장관직에 들어갔으면 본인의 소신을 죽이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따라야 한다"고 일갈했다. 당 대표 경쟁에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개입된다는 논란과 관련해선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는 사람이 되면 당연히 좋다"면서도 "윤 대통령도 눈에 띄게 공개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기보다 '본인들이 경쟁해라. 본인은 물러나 있겠다' 그런 의중일 거라고 본다. 당은 당대로, 당의 정체성에 맞게 굴러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최고위원에 출마하나.
"그렇다."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다른 주자들과 조금 다르다. 다른 주자들은 지도부로서 성공스토리를 쓰고 정치인 한 단계 올라서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나는 북에서 내려와서 한국에 온지 8년 차, 정치 입문은 이제 3년 차다. 8살짜리 초등학교 3학년생인 셈이다. 그럼에도 나 같은 사람도 당 지도부에 과감히 최고위원으로 출마할 수 있을 만큼 당이 열려있고, 다양성이 보장돼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보수가 나가야 할 길도 '영남권'이나 '윤심'이 아니라고 본다. 다양성이 열려있고 선거를 통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에 의한 결과가 나오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국회의원 될 때는 전략공천으로 인해 공정한 경쟁이었냐고 의문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전국 선거를 통해 최고위원으로 당선된다면 사람들도 내가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기적 같은 신화를 써보자고 다짐했다."
'왜 태영호인가'라고 묻는다면.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다. 처음 의원이 됐을 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나를 국민들에게 어떻게 알릴지 고민하다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은 28만 구독자다. 709개 동영상이 올라가 있는데, 2년10개월 동안의 엄청나게 노력했다. 또 유튜브 댓글 등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 104개 법안을 발의했고, 그중 통과된 법안은 14개다. 보도자료는 665개 작성해 배포했다. 21대 국회 대정부질의에는 8번 중 5번이나 출두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들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고위원이 된다면 당의 어떤 것을 바꾸고 싶나.
"정치인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주는 데이터정당으로 국민의힘을 바꾸고 싶다. 사람이나 권력을 좇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서 국민과 당원들을 바라보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을 평가해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데이터 없이 새 지도부가 올라오면 같은 계파의 사람들만 이전에 해왔던 것과 관계없이 공천 등에 기회를 얻는다."
"우리도 기업처럼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지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기마다 당 의원들과 선출직에 출마하려는 시민, 정치인들이 일했다는 걸 데이터로 남기고 발표해야 한다. 이 데이터를 통해 정책을 연구하고 SNS로 국민들과 소통도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 공정한 공천이 이뤄질 것이다."
최근 당권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나경원 부위원장과 대통령실의 갈등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나.
"정치인이 장관직을 맡을 때는 본인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 또 장관직에 들어갔으면 본인의 소신을 죽이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따라야 한다. 특히 저출산고령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은 대통령이다. (나 부위원장) 본인의 소신이 있어도 대통령과 맞춰야 한다. 그런데 직을 유지하면서 대통령 국정철학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혼란이 생긴다. 대통령실에서도 이런 걸 신경 쓰는 것 같다. 원희룡·권영세 장관도 출마하지 않았지만, (전당대회에) 나오면 충분히 (당선)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최근 '1월 개각은 없다'고 얘기했지 않나. 장관들에게 '열심히 하라'고 전한 것이다."
일각에선 '윤심'이 지나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을 주저앉히려는 건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의 의중을 알진 못하지만, 당연히 대통령이 바라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좋다. 그러나 결선투표는 마지막 2명을 놓고 치러지기 때문에 반드시 한 쪽으로 몰리게 돼 있다. 이런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도 눈에 띄게 공개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기보다 '본인들이 경쟁해라. 본인은 물러나 있겠다' 그런 의중일 거라고 본다. 당은 당대로, 당의 정체성에 맞게 굴러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당심이다."
다음 총선 때도 강남갑에 출마하나.
"당연하다. 나 같은 사람은 '2024년 총선 때 공천받을 가능성이 있을까'라고 주변에서 말들을 많이 한다. '대통령 측근이 공천을 받을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등 언론에서 보도를 많이 한다. 이걸 이겨내는 방도는 일로, 실력으로 승부수를 거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본다. '밀실공천' 이런 것은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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