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목표는 EPL…최대한 빨리 유럽行"
박지성·팀 동료들과 이적 상담
공중볼 경합·볼 소유 등 장점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팀 가고파
월드컵 이후 화보 촬영 등 즐겨
인스타그램 300만명 육박해
불과 몇 달 만에 전북 현대 모터스와 국가대표를 책임지고 있는 공격수로 거듭나더니 카메라와 취재진 앞에서 얼떨떨해하던 모습도 금세 사라진 듯했다.
12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조규성은 훈련 도중 사진을 찍을 때 손으로 V자 모양을 만들며 웃어 보였다. 그는 기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2022년 정말 뜻깊은 한 해였는데 새해에는 작년보다 더 나은 한 해를 보내자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처음으로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여파는 그만큼 대단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가나전에서 2골을 득점한 뒤 혀를 내밀며 웃던 그의 미소에 약 2만명이던 인스타그램 폴로어 수는 현재 3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각종 방송 출연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 조규성은 "축구 외에 다른 부분은 많이 못 해보고 살았는데 화보 촬영 등은 할 수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기에 마음껏 즐겼다"며 "그래도 이틀에 한 번씩은 꾸준히 운동을 했다. 지금은 몸 상태를 체크하고 운동을 조금씩 더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뛰어난 축구 실력에 스타성까지 함께 입증받은 만큼 새로운 팀들이 관심을 보인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유럽축구 이적 소식에 정통한 외신 기자들은 셀틱(스코틀랜드),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미국), 마인츠(독일)가 조규성에게 공식 영입을 제안한 세 팀이라고 밝혔다. 아쉽게도 대표팀 출전 경기 수 등을 따져 책정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취업비자(워크퍼밋) 발급 기준까지는 충족하지 못했지만 이 밖에 터키 등지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그를 궁금해하는 팀들은 폭넓게 많았다.
당연히 현재 조규성은 고민도, 생각도 많은 시점이다. 다행인 것은 그의 주변에 유럽에서 축구하는 것에 대해 조언해줄 수 있는 이가 많다는 점이다.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는 물론 팀원들 중에도 홍정호와 김진수, 이동준, 백승호 등 유럽 경험자가 있다. "박 디렉터님과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님은 제 생각을 존중해주시되 여름에 가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셨고, 유럽을 경험해본 동료 선수들은 여름과 겨울 이적을 두고 생각이 다 다르더라"고 웃어 보인 그는 "솔직히 어느 선수나 좋은 기회가 오면 바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유럽 무대는 냉정하기에 제 몸 상태와 경쟁력을 고려해 뭐가 효과적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규성의 옆에 있던 FC 바르셀로나 출신 동갑내기 친구 백승호는 "여름이나 겨울을 떠나서 규성이가 원할 때, 잘 맞는 곳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솔직히 보내기는 싫다. 가나전에서 2골을 넣을 때 기쁘면서도 조마조마하더라"며 피할 수 없는 이적설에 웃어 보였다. 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김진수는 "시즌 중반인 겨울에 규성이를 원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유럽팀들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다. 공격수기에 저와는 조금 다르다"고 조심스러운 답을 내놓았다.
다만 현재 소속팀에 대한 예의를 끝까지 지켜야 하는 것도 조규성의 일이다. 지난 시즌 상무에서 전역한 뒤 후반기부터 전북으로 돌아와 뛴 조규성은 득점왕(17골)에 오르며 활약하긴 했지만 팀의 리그 우승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우승에 재도전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이적료를 안겨주고 팀을 떠나는 것이 더욱 긍정적인 모양새다.
조규성은 "일단 K리그든 해외든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우선"이라며 "이적료는 전북 구단에 가는 돈이기도 하지만 또 나를 영입하려는 구단이나 감독이 나를 얼마나 원하는지 보이는 금액이기도 하기에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결국 조규성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다. "선수라면 최종 목표를 정하고 뛰어야 한다. 예전부터 최종 목표는 EPL에서 뛰어보는 것으로 잡았다"고 밝힌 조규성은 "그 무대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제가 잘할 수 있는 공중볼 경합이나 볼 소유 능력을 원하는 감독님과 팀을 찾아서 많이 성장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빠르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완주/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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