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160㎞ 도전… 문동주-장재영-김서현 등장, ‘광속구’ 스피드건 불난다

김태우 기자 2023. 1. 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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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160km에 도전할 최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키움 안우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마추어 시절부터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큰 각광을 받았던 안우진(24‧키움)은 지난해 KBO리그 최고 투수 대관식을 치렀다. 변화구도 변화구지만, 역시 주목을 받은 건 패스트볼의 위력이었다.

변화구의 홍수 시대지만 타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역시 빠른 공, 정확하게 말하면 제구가 되는 빠른 공이다. 홈플레이트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짧기에 물리적으로 대처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원래 빠른 공을 가지고 있었던 안우진은 키움의 체계적인 트레이닝으로 유연성까지 확보해 더 빠른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구가 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높은 쪽이나 가운데 실투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안우진은 달랐다. 몸쪽 승부를 거침없이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안우진을 상대했던 SSG 타자들은 “물집이 있다고 하는데 여파를 전혀 못 느꼈다.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몸쪽에 빠른 공을 구사하는데 칠 방법이 없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안우진이 체력이 다소 소진되어 있었던 상황임에도 그랬다. 안우진을 ‘최고’로 인정한 건 팬들도, 언론도 그렇지만 누구보다 그를 상대한 타자들이었다.

그런 안우진이 꿈의 시속 160㎞를 여러 차례 넘어설 수 있을지도 2023년 KBO리그의 관심사다. 측정하는 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160㎞에 근접한 경우들이 적지 않아서다. 159㎞와 160㎞의 공에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징성이 있다. 다만 안우진은 이 질문에 “구속에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점이 160㎞에 다가갈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양상문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우리나라에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은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때가 많은데, 안우진은 전혀 그런 게 없다. 공을 때리는 순간의 임팩트가 좋다”면서 “힘을 빼면서 던져야 100%가 나온다. 내가 던지기 전에 100% 힘을 쓰면 몸에 있는 탄력이 다 죽어버린다. 이 어린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힘을 뺀다는 게 쉽지 않은데 그래서 올해 안우진이 대단하다. 160㎞는 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안우진이 혼자 달리는 건 아니다. 아마추어 시절 빠른 공을 던졌고, 프로에서도 그 가능성을 내비친 어린 선수들이 안우진을 추격할지도 관심이다. 팀 후배인 장재영(21)을 비롯, 한화의 특급 영건들인 문동주(20)와 김서현(19)이 대표적이다.

이들도 언젠가는 160㎞를 던질 수 있는 선수들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아마추어 시절 최고 구속이 150㎞대 중‧후반까지 나왔다. 아직 프로 경력이 짧거나 없는 선수들이라 더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으면 구속이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실제 안우진도 그런 길을 밟았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2022년 전반기 집계에 따르면, 안우진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53.4㎞로 국내 최고였다. 그런데 국내 2위인 문동주 또한 153.4㎞로 소수점 차이였고, 장재영도 152.7㎞에 이르렀다. 아직 뚜껑을 열지 않은 김서현 또한 150㎞ 이상을 여러 차례 던진 기록이 있다. 지난해 목동구장에 열린 고교 전국대회 집계를 보면, 1군과 같은 트랙맨 데이터로 평균 150.8㎞, 최고 156㎞를 찍은 김서현이다.

구속이 빠르다고 해서 꼭 성적이 좋은 건 아니다. 그러나 전 세계 야구를 휩쓸고 있는 ‘패스트볼 구속 혁명’에 우리도 동참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는 있다. 팬들은 이들이 안우진의 뒤를 따라 빠르면서도 정교한 패스트볼을 던지며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대들보들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스피드건에 불이 날수록 화제는 많아지는데 이 또한 리그 흥행을 위해 나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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