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최고’ 열 받은 바다, 홍수·가뭄·폭염·혹한 ‘이상기후’로 되갚는다
지난해 전 세계 바다에 축적된 열기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학자들은 바닷물 온도가 높아질수록 허리케인, 가뭄, 폭염, 혹한 등 이상 기후가 일어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CNN, 악시오스 등 미 현지매체는 11일(현지시간) 미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케빈 트렌버스 박사 등 국제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전 세계 바닷물에 흡수돼 축적된 열량(해양 열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NCAR 연구팀은 과학저널 ‘대기과학 발전’에서 지난해 전 세계 바다 수심 0~2000m에 축적된 열량이 전년도보다 약 11제타줄(ZJ, 10의 21제곱 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양 열량은 2019년부터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축적된 열량은 전 세계 발전량의 약 100배와 맞먹는 양으로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지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 세계 바닷물에 축적된 열량(IAP·CAS 데이터 기준)은 연도별로 2019년 214 제타줄, 2020년 221 제타줄, 2021년 234 제타줄, 2022년 245 제타줄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열량을 머금은 바다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해수면 상승과 극단적인 날씨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양 속에 과다하게 축적된 열 때문에 분자들은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많이 퍼져나가게 된다. 또 염분이 많은 지역에서는 염분 농도가 더 짙어지고 민물 지역에서는 민물 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질수록 허리케인과 가뭄, 폭우 등 이상 기후 강도와 빈도가 늘어난다. 바닷물의 염분과 민물 변화는 전 세계 열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해류에 변화를 초래해 극단적 기후 현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렌버스 박사는 “따뜻해진 인도양의 물이 지난해 늦여름 파키스탄 대부분을 뒤덮은 치명적 홍수를 일으켰을 뿐 아니라 파키스탄과 인도 일부 지역에 기록적인 더위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캘리포니아 홍수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대기천’(atmospheric river) 현상도 태평양 일부의 해수 온도 상승으로 더 심각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대기천은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대기 중에서 강처럼 긴 띠 형태로 움직이는 현상이다. 따뜻한 공기와 수증기를 열대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수송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전 세계 바다를 7개 구역으로 나눠 대양 열량을 측정한 결과 북태평양과 북대서양, 지중해, 남양 등 4곳은 해양 열량이 195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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