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정보 이용해 수천억 개발이익…'대장동 일당' 추가기소(종합)

박주평 기자 임세원 기자 2023. 1. 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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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유동규 등 5명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기소
이재명 '공범' 적시 안됐지만…민관유착 인지 정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밤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1야당 현직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공동취재) 2023.1.10/뉴스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임세원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김만배씨 등 민간 업자들이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특히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들과 공범으로 규율하지는 않았으나 이 대표가 이들의 유착 관계를 인지한 것으로 판단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12일 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씨와 전 전략사업실장 정민용씨, 민간사업자인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 및 천화동인 1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등 5명을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8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사 내부 비밀을 이용해 총 7886억원의 부당이익을 거둔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유씨와 정씨가 취득한 공사 내부 비밀을 이용해 대장동 업자들이 구성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는 등 방법으로 2019년 3월부터 현재까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 명의로 택지 분양수익 약 4054억원, 아파트 분양수익 3690억원, 자산관리위탁수수료 약 140억원 등 합계 약 7886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 설립부터 개발 정보·사업자 선정 등 민관 유착

검찰에 따르면 민간 개발을 추진하던 대장동 업자들은 이재명 대표가 2010년 6월 성남시장에 당선되고 대장동 공영개발 방침을 발표하자 로비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유씨를 공사의 전신인 시설관리공단 본부장으로 임명해 공사 설립 작업을 맡겼으나 당시 성남시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업자들은 새누리당 소속 최윤길 성남시의장을 통해 유씨에게 로비해 공사 설립을 지원하는 대가로 대장동 개발 사업에 도움을 받았다. 업자들은 2013년 유씨에게 수억원대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고, 2013년 9월 공사가 설립됐다. 이와 관련해 유씨는 특가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지난 2021년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과 1공단 결합개발을 추진하면서 유씨를 통해 민간업자들에게 "1공단 공원화 사업비만 조달하면 요구사항을 들어주겠다"는 취지로 약속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업의 최종 승인권자인 이 대표가 유씨와 민간업자 간 합의 내용을 승인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이후 업자들이 이 대표의 2014년 6월 성남시장 재선 도전 과정에서 선거자금을 제공하거나 선거운동을 지원했고, 김씨와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이 대표의 재선 직후 만나 의형제를 맺고 김씨 등을 대장동 사업자로 내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자들은 유씨로부터 △대장동과 1공단 결합개발 수용방식 △서판교터널 개설 등 직무상 비밀을 사전에 제공받았고, 준비 과정에서 정민용 변호사를 공사에 입사시켜 요구사항을 공모지침에 대부분 반영시킨 것으로 확인했다.

민간업자들은 맞춤형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지침상의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는 금융사를 미리 접촉해 컨소시엄을 준비하는 등 방법으로 2015년 3월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또 화천대유가 5개 필지를 수의계약으로 따내고, 용적률 상향 폐지 등 특혜도 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공범' 적시 안됐지만 소환 전망…언론계 로비도 수사

검찰은 대장동 수사 중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기고 있다. 이전 수사팀은 2021년 유동규·김만배·남욱·정영학씨 등을 대장동 개발 관련 651억원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현 수사팀은 정 전 실장을 위례신도시 개발정보를 제공해 210억원 이득을 취하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와 업자들로부터 대장동 배당이익 428억원을 약속받은 혐의(부정처사후수뢰)로 기소했다.

검찰의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가운데 이 대표에 대한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팀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관련 이 대표를 공모 관계로 규정하지 않았지만, 이 대표의 승인 아래 유씨와 업자들 간 약속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인적·물적 증거를 수집했다"며 "남은 부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수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만배씨가 대장동 관련 보도를 막기 위해 언론계에 광범위한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대장동 개발 의혹 자체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면서 "사안의 성격과 효율성을 고려해 차질 없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고, 김만배씨의 유리한 기사를 작성한 것이 관련돼 있다면 배임죄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가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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