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모텔 방치 사망' 피해자 함께 옮긴 4명 금고형

쓰러진 지인 모텔으로 옮겨 두고 온 20대 남성 4명 과실치사 혐의로 넘겨져
넘어진 장면 직접 본 A씨에 금고 1년 6개월, 나머지 3명에 금고 1년
크게 다쳐 피해자 혼자 모텔방에 둘 경우 사망 가능성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
쓰러진지 2시간 30분 후 모텔방에서 사망 추정…이들 행동과 사망 인과관계 인정돼

부산지방법원. 송호재 기자

부산에서 몸싸움 도중 쓰러진 20대 남성이 모텔에 방치됐다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당시 남성을 모텔로 함께 옮긴 일행 4명이 공범으로 인정돼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정철희 판사는 12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20대·남)씨에 금고 1년 6개월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3명에 금고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0년 10월 14일 오후 11시 30분쯤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술집 앞에서 B씨(20대·남)와 몸싸움을 벌이다 쓰러진 C(20대·남)씨를 근처 모텔로 옮겨두고 떠나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B씨에게 밀쳐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C씨가 구토를 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등 크게 다쳤음을 알고도 모텔로 옮겼다.

이들은 0시 24분 모텔 방에 C씨를 혼자 두고 나왔고, C씨는 결국 오전 2시쯤 급성경막상 출혈로 사망했다.

정 판사는 이들이 C씨를 아무런 조치 없이 혼자 모텔 방에 둘 경우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었고, 모텔방으로 옮겨 다른 사람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질 기회를 차단했다고 봤다.

또한 C씨가 바닥에 넘어지고 2시간 30분 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결과와 다친 직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 확률이 높았을 것이라는 의학적 판단에 비춰 이들의 행동과 C씨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C씨가 뒤로 넘어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판단되는 A씨에 대해서는 다른 이들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20대 청년인 피해자가 숨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하지 못했고, 유족들이 피고인들의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당시 C씨에게 직접 폭행을 가한 또다른 일행 D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돼 2021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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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정혜린 기자 rinpor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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