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대장동·성남FC 패키지 영장' 고심…추가소환 촉각

대장동팀 추가기소 李 정조준…설명절 전후 소환조사 저울질
혐의 일괄해 처분 가능성…'방탄국회' 막히면 불구속기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2023.1.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임세원 기자 = 검찰이 대장동 일당을 추가기소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 대표와 정진상·김용 두 측근을 공범으로 적시하진 않았지만 공소장 상당 부분을 이들과의 긴밀한 관계 설명 등에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수사팀은 6개월여간 수사를 통해 사건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상당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이 대표 소환이 점쳐진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혐의 부인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검찰이 소환조사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추가 기소하며 공소장에 李 적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12일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낸 유동규씨와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씨, 민간사업자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및 천화동인 1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등 5명을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8월부터 2015년 3월에 걸쳐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남도개공 내부 비밀을 이용해 총 7886억원의 부당수익을 거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의 경우 아파트 분양수익 등으로 아직까지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부패방지법이 아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구법인 부패방지법을 대신해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됐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 5명에 대해 기존 배임 혐의 외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을 새롭게 적용해 재판에 넘기며 윗선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표와 정진상·김용 두 측근의 구체적 연루 혐의를 입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를 배임, 이해충돌방지법 등 혐의로 기소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 관계자 역시 "(이재명, 정진상 등은)공범으로 기재돼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사건관계인 역할은 필요한 범위 내에서 기재했다"고 이 대표 혐의 의율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요청 이유설명을 하고 있다. 2022.12.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李 추가소환 후 기소 수순…'방탄국회' 신병확보 가능성은 낮아

이 대표에 대한 기소가 익히 예상되면서 구체적 혐의적용 및 소환조사 시점, 신병확보 시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소환조사를 마쳐 향후 이 대표의 추가조사 여부 및 신병 처분을 두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제기된다.

검찰은 이 대표를 대상으로 △배임(대장동·위례) △부패방지법(위례사업) △공직자의이해충돌방지법(대장동) △부정처사후수뢰(대장동) △직권남용(대장동) △제3자뇌물(성남FC 후원금)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야당 총수라는 정치적 상징성과 무게감, 혐의의 중대성,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조사 여부를 고심 중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이 소환조사를 진행한 뒤 성남지청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까지 일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때 혐의인데다, 각 사건으로 야당 대표를 잇따라 포토라인에 세우는 데 대한 부담감 등을 감안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검찰로서도 이 대표에게 제기된 다양한 혐의들을 긁어모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법원으로부터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받는 혐의 대부분이 유죄 확정시 형량이 무겁다는 점에서 법원에서 일부 혐의만 소명되더라도 영장 발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에 앞서 추가 소환조사를 진행할지도 주목된다. 통상 형사사건 피의자에 대해선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사실관계 진술 등을 받은 뒤 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하지만 반드시 소환조사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이미 관계자 다수의 증언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자신하는 대장동 수사팀이 이 대표 소환 없이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추가 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해 인적, 물적 증거를 확보해왔다"며 "향후에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신속히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1월 임시회기 중이어서 신병확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수사의 실효성 등을 총체적으로 따져본 뒤 설 명절을 전후해 이 대표 소환조사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