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당대회서 ‘존재감 증명’할까…최고위원 선거 영향 있을 듯
최고위원 선거서 영향력 선보일 듯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 관련 사안에 적극 메시지를 내며 정치적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당내 공식적 기반을 잃은 이 전 대표 입장에서 전당대회 성과는 자기 증명의 기회다. 이 전 대표의 전략에 따라 과반 득표가 필요하지 않은 최고위원 선거에는 영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당대회 관련 친윤석열계를 저격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12일엔 “진짜진짜 재밌는 사람 하나가 코미디빅리그를 만들고 있네”라고 했다. 친이준석계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엄마카드로 정치하는 ‘이준석 키즈’”로 비판한 친윤계 청년최고위원 후보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에 반격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10일엔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십자포화에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전당대회 관련 사안마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에게 이번 전당대회는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다. 당의 중징계로 인해 직접 전당대회 출마는 못하지만 친이준석 내지 비윤석열 후보들의 약진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다. 높은 순위의 최고위원이나 복수의 최고위원을 배출했을 때 효과는 더 클 수 있다. 내년 4월 총선과 이후 이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얼마나 힘이 실릴지도 가늠할 수 있다.
이 전 대표의 전당대회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표의 재임 기간 책임당원이 20만명에서 80만명으로 늘어난 것이 근거다. 특히 20·30대 책임당원의 비중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 측은 당원 10만~15만명이 친이준석 성향인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득표 순위에 따라 당선 여부가 결정돼 큰 득표 없이도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전당대회에선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10% 남짓한 득표로 선출됐다.
반면 당대표 선거에는 영향력이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대표 선거엔 결선투표가 도입돼 과반 이상 득표를 올려야 당선이 가능하다. 당 주류인 친윤 후보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전 대표의 지지를 받으면 비윤 주자 정체성이 명확해지고 친윤 성향 당원들의 지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당권주자로서는 이 전 대표의 지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전 대표 영향력을 크게 보는 시선도 있다. 현재 이 전 대표 지지 당원의 상당수는 유승민 전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다른 후보에게 그 지지세가 옮겨갈 수 있다. 결선투표에서 친윤 색채가 상대적으로 덜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표 지지 당원을 끌어오려는 비윤과 비윤을 최대한 주변화하려는 친윤, 자신의 입지를 키우려는 이 전 대표 사이 수 싸움이 예측된다. 이 전 대표 측 최고위원 후보로는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이 거론된다. 청년최고위원 후보로는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가 꼽힌다. 천 변호사는 일반최고위원 출마에 무게추를 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친이준석은 아니지만 장제원 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영호 변호사도 비윤 최고위원 후보로 언급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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