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 간 성폭력 방관'…충북희망원장, 법정 구속

원장 징역 2년…종사자 2명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아동 간 성추행을 방관하고 숨긴 충북희망원 시설장이 법정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남준우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횡령,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충북희망원 시설장 A씨(40)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종사자 B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과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C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사회복지법인 충북희망원에는 사회복지사업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2년간 시설 아동들이 다른 원생들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사실을 인지했지만, 시설장에서 교체 당하거나 시설이 폐쇄될 것을 우려해 종사자들의 진술을 막고 은폐했다.

가해 아동과 피해 아동을 함께 생활하게 두는 등 방관했다.

시간 외 근무를 하지 않고 근무수당 786만원을 챙기는 등 총 1086만원 상당의 금액을 횡령하기도 했다.

B씨와 C씨도 아동이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20분씩 체벌행위를 하는 등 원생들에게 신체적·정서적으로 피해를 입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D씨와 E씨는 각각 무죄와 선고 유예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했음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특히 시설장은 성관련 비위를 은폐·축소하고, 시설 일부를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공간으로 활용한 정황도 보이는 등 아동들을 보호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라고 판시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