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위기' 스리랑카, 중국·인도에 부채 경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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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스리랑카가 양대 채권국인 중국과 인도에 부채 경감을 호소했다.
난달랄 위라싱게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를 향해 "채권자들이 결정을 해야 한다"며 부채 경감을 요청했다.
만약 중국이 스리랑카의 부채를 경감해주게 되면 다른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도 비슷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중국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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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주재 美대사 "중국, IMF 협상 망쳐선 안돼"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마무리 짓기 전까지 대외부채 상환을 중단한다며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로 국가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의 대외 부채는 지난해말 기준 510억달러(약 63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빌려준 돈은 각각 70억달러(약 8조 7220억원), 10억달러(약 1조 2460억원)다. IMF는 스리랑카와 두 나라와 협상을 마무리 짓지 않으면 구제금융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위라싱게 총재는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이 오래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부채를 경감해준다면 스리랑카가 두 국가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는 소극적이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중국으로부터 항만 건설 비용을 대거 차입했다. 만약 중국이 스리랑카의 부채를 경감해주게 되면 다른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도 비슷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중국은 우려하고 있다. 파키스탄, 라오스 등도 일대일로 참여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때문에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인도는 중국보다 나쁜 조건에서 부채 경감 협상을 진행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줄리 정 스리랑카 주재 미국대사는 “더 지체할 시간이 없는데 중국과 인도가 우물쭈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스리랑카 국민을 위한 IMF 협상을 중국이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협상이 지연되는 사이 스리랑카 경제는 더 나빠졌다. 세계은행은 지난해(-9.2%)에 이어 올해도 스리랑카 경제가 4.2%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스리랑카의 식료품 가격은 1년 전보다 65% 뛰었다. 세계식량계획은 스리랑카 인구 중 3분의 1가량이 ‘식량 불안’ 상태에 있다고 추산했다. 장하준 런던대 교수,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등 경제학자 182명은 성명을 내고 “모든 대출 기관들은 구조조정 부담을 분담하고 단기적으로 추가 자금 조달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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