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앞에서 아내 살해하고 장모 찌른 40대 '징역 30년'

흉기를 휘둘러 아내를 살해하고 장모를 다치게 한 40대 남성 /사진=뉴스1

이혼 문제로 말다툼하다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장모까지 다치게 한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제14형사부는 12일 살인과 살인미수, 아동복지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43)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아동관련기관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은 자상의 정도나 범행 수법, 방법에 비춰보면 단순히 우발적으로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 어머니도 2층에서 뛰어내리지 않았으면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 "본인의 자식에게 '조용히 하라'는 등 발언한 말도 아이에 대한 아동학대로 인정하기 무리가 없고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며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나, 본인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가족과 지인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과거에 강도상해 등 중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며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하지 않으면 재범의 우려가 있다"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4일 0시 37분쯤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 주거지에서 아내 B(40대·여)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장모인 C(60대·여)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당시 A씨는 C씨도 살해하려 했지만 C씨가 2층 창문으로 뛰어내려 도망치며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당시 10대 의붓딸을 상대로 흉기를 들이대며 "조용히 해, 다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해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도주 당시 무면허로 차량을 운전한 혐의도 적용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B씨를 집 안 거실에서, C씨를 집 밖 도로 인근에서 각각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B씨는 끝내 숨졌고 C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범행 후 달아난 A씨는 사흘 만에 수원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부부싸움을 하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