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메타버스와 만나면? ... 돈이 될 것”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2023. 1. 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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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농업 메타버스 포럼’ 성황리 개최
장태평 위원장·조재호 농진청장 등 참석
이정현 균형발전위원·박우량 신안군수 등 발표
맘테크, 농업 메타버스 플랫폼 ‘토리버스’ 소개
“여러분, 자동차에 대해 잘 아시나요? 잘 모르시죠. 그럼에도 우리 모두 운전 잘하지 않습니까.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메타버스, 그거 몰라도 됩니다. 이용만 잘 하면 됩니다.”

장태평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콘퍼런스’에서 이 같이 말하자 300여 청중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장 위원장의 위트 있는 설명에 청중들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메타버스에 보다 가까워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박사가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박형기기자]
장 위원장은 우리 국민 1500만 명이 이용하는 송금서비스 앱인 토스 사례를 들어 메타버스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토스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는 은행 송금을 할 때마다 너무 복잡하고 불편하다고 느꼈다”며 “이후 단 두 번만 클릭하면 송금을 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농업 메타버스도 금융계의 토스처럼 농민과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얼마나 높여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농촌진흥청이 농업 관련 데이터를 전면 공개할 테니 누구라도 자유롭게 이용하라고 하지만 메타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런 수준을 넘어서서 농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관련 데이터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정도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청중들은 큰 박수와 함께 환호로 답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매일경제 애그테크혁신센터와 한국데이터거래소(KDX)가 농업 메타버스 플랫폼인 ‘토리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맘테크를 비롯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신안군과 함께 주최했다. 콘퍼런스 주제는 ‘메타버스가 바꾸는 농어촌의 미래’였다.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을 활용해 우리나라 농어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정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이 ‘메타버스가 바꾸는 지역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형기기자]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축사를 통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뒤 대항해 시대가 열렸듯이 농업에 메타버스가 적용된다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며 ”농업계에서도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개척 정신을 가지고 부가가치를 높여야 미래 농업이 발전하고 농업인의 삶이 개선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장용수 KDX 대표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CES 2023’에서는 메타버스가 생각보다 가까이 왔다는 말이 회자됐다“며 ”맘테크가 추진하는 농업 메타버스 플랫폼인 ‘토리버스’가 글로벌 성공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 진행을 맡은 민승규 국립한경대 석좌교수는 ”메타버스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속도와 규모로 다양한 산업과 접목되기 시작했다“며 ”메타버스를 여전히 가상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또 다른 현실(real)이 될 것인 만큼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국내 최고 메타버스 전문가인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박사는 ‘메타버스 혁명과 농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박사는 ”메타버스는 인류가 타는 마지막 버스가 될 것“이라는 고(故) 이어령 교수의 생전 말씀을 전하면서 농업에서의 메타버스 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전략은 △농업에서의 메이드 인 메타버스와 현실간 연계 △관광 명소를 넘어선 글로벌 워케이션(work+vacation) 명소로의 발전 △젊은 인재들의 메타버스 창업 △메타버스 체험에 기반한 특산품 글로벌 판매 △농업분야 명인×명품×명소 희소성의 활용 등이다.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연사들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박형기기자]
이정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은 ‘메타버스가 마꾸는 지역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디지털의 수도권 집중도가 90%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인구의 중앙 집중 만큼이나 디지털 중앙 집중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방 경제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하고 그 중심에 메타버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역 경쟁력 향상을 위한 돌파구의 하나로 메타버스를 제안했다. 그는 ”행정과 교육, 의료, 문화예술관광, 산업 등 지방 경제를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서 메타버스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지방의 디지털 소외를 해소하자“고 말했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은 ‘농업이 메타버스를 만나면?’을 주제로 발표했다. 성 단장은 농업과 메타버스의 결합 사례로 △홀로그램을 활용한 나무 전정기술 도입 △인공지능(AI) 병해충 인식 △스마트팜 무인 관재 △자율주행 무인 트랙터 등을 제시하면서 농업인 입장에서는 고된 노동에서 해방되고 현실과 가상에서 모두 소득을 창출할 수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는 둘의 만남이 사랑으로 결실을 맺었듯이 농업이 메타버스를 만나면 돈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정리해 좌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장태평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콘퍼런스’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메타버스 타고 가는 신안군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관내 1004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는 신안군은 1년 내내 다양한 농·수산물 축제를 하는 고장으로 유명하다. 신안군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정원 △뮤지엄 △섬 꽃과 수산물 축제 △섬과 바다, 해양자원 △친환경 농수산물 등 5개 콘텐츠를 메타버스와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 군수는 ”올해 안에 각 콘텐츠 별로 메타버스 사업 계획을 수립해 내년에는 테마별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제1회 농업 메타버스 콘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준연 맘테크 대표는 ‘농업행성 토리버스 타고 메타버스 시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맘테크는 한국벤처농업대학이 20년 이상 쌓아온 유무형의 디지털 농업자산을 비롯해 대한민국식품명인과 농업기술명인의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조선 왕실과 대한 황실의 지식재산, 농촌진흥청과 KDX가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토리버스 빅데이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표는 ”토리버스가 구축하는 농업 메타버스 플랫폼은 국내 농업과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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