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진 퇴직연금 시장···8% 뚫었던 금리 6%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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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양상을 보이던 퇴직연금 시장 금리 경쟁이 새해 들어 잠잠해졌다.
지난해 말 유동성 확보를 위해 퇴직연금 '쩐의 전쟁'을 벌이던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금리를 8%대까지 높였다가 최근 4~6% 사이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일부 퇴직연금 비사업자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3분기부터 공격적인 적용금리 인상에 나서자, 대부분 금융사가 '머니무브(자산이동)'를 우려해 덩달아 퇴직연금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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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6%·보험사 5.3%·시중은행 4.45%
유동성 이슈 사그라들자 금리 경쟁도 해소
일각에선 연초 물량 이동 가능성도 제기
1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작년 12월 최고금리 8.5%를 찍었던 확정급여(DB)형 원리금보장형 1년만기 퇴직연금 상품의 금리가 1월 들어 4~6%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DB형은 근로자 대신 기업이 운용하는 퇴직연금으로, 통상 금융사(사업자)와 기업 간 1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
5% 이상의 금리를 제시하는 상품들은 퇴직연금 비사업자인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증권사의 ELB가 대부분이다. 퇴직연금 비사업자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지만 직접 판매는 불가하다. 올해 1월 사업자와 비사업자를 통틀어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한 곳은 예가람저축은행(6.00%)이다. BNK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5.90%, 5.80%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사업자들의 금리 수준도 안정세다. 1월 DB형 원리금보장형 1년만기 기준으로 보험사 중 최고금리를 제시한 곳은 5.30%를 써낸 롯데손해보험이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은 4%대 중반에서 금리가 형성됐다. 시중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이 4.45%의 최고금리를 제시했다.
이처럼 퇴직연금 금리가 안정화된 것은 유동성 이슈가 일정 부분 해소된 데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일부 퇴직연금 비사업자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3분기부터 공격적인 적용금리 인상에 나서자, 대부분 금융사가 ‘머니무브(자산이동)’를 우려해 덩달아 퇴직연금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이후 연초 만기도래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시기가 되자 금융사들은 역마진을 우려해 적용금리를 일제히 낮춘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금융사의 경우 연말까지 퇴직연금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자금의 유출입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퇴직연금 갱신물량이 크지 않은 연초까지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면 역마진 폭만 확대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무리한 금리경쟁에 대해 마무리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사들이 연말 회계 작업을 마무리하다 보니, 매년 연말 갱신물량이 가장 많아 하반기 금리 경쟁이 격화되는 흐름을 보인다”며 “연말이 지나면서 금융사들의 퇴직연금 고객 유치를 위한 과도한 금리 경쟁은 막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매해 거듭되는 퇴직연금 시장의 연말 금리경쟁은 완화됐지만 연초 갱신기간을 앞둔 기업들도 남아 있는 만큼, 일부 물량의 자산이동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금리 메리트가 높은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에 1월 현재 6~4% 사이에 형성된 퇴직연금의 금리 수준이 기업 입장에선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고객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금리수준과 금융사의 안정성이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라며 “자연스럽게 금리가 높은 상품에 관심이 가기 때문에 연초 퇴직연금 갱신을 앞둔 기업 고객들의 사업자 변경 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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