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장기 미제’ 풀리나했더니…‘변호사 살인사건’ 무죄 취지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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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변호사 피살사건'으로 20여 년 만에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게 대법원이 살인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이 피고인의 살인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23년 넘게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은 다시 미궁에 빠지게 됐다.
김씨는 살인죄 공소시효(당시 15년)가 지났다고 생각했지만 해외 체류 때문에 시효가 정지돼 처벌이 가능한 상태였고, 그는 곧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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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박나영 기자)
'제주 변호사 피살사건'으로 20여 년 만에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게 대법원이 살인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이 피고인의 살인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23년 넘게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은 다시 미궁에 빠지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2일 김모씨의 살인 혐의에 징역 1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피고인(김씨)의 제보 진술이 형사재판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고 공소사실을 입증할 만한 신빙성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피고인 본인 진술'이라는 간접증거만 있는 상태에서 진술의 주요 부분과 맞지 않는 객관적 사정이 드러났다면, 섣불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주지역 폭력조직 '유탁파'에서 행동대장급 조직원으로 활동했던 김씨는 1999년 검사 출신 변호사 이모씨(사망 당시 45세)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2021년 기소됐다. 김씨는 1999년 8~9월 누군가로부터 "골치 아픈 문제가 있어 이씨를 손 좀 봐줘야겠다"는 지시와 현금 3000만원을 받은 뒤, 동갑내기 조직원 손모씨와 공모해 이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결과 당시 김씨는 손씨와 함께 이씨를 미행해 동선과 생활 패턴을 파악한 후 구체적인 가해 방식을 상의했다. 또 그해 11월5일 새벽 손씨가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이후 두 사람이 검거되지 않으면서 이 일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제주 지역 최장기미제사건으로 분류된 이 사건은 2020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씨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해 자신이 1999년 손씨를 시켜 살인을 저질렀다고 했다. 손씨는 2014년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상태였다. 김씨는 살인죄 공소시효(당시 15년)가 지났다고 생각했지만 해외 체류 때문에 시효가 정지돼 처벌이 가능한 상태였고, 그는 곧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모자 중 일부만 범행 실행에 나아간 경우, 실행을 직접 담당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공동으로 범죄 책임을 묻는 '공모공동정범' 법리를 김씨에게 적용해 살인죄를 적용했다.
지난해 2심은 1심의 무죄 판단을 깨고 김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은 김씨의 방송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봤다. 'A 변호사를 혼내주라'고 최초 지시했다는 폭력조직 두목은 당시 수감 중이었고, 살인을 직접 실행한 손씨를 어떻게 도피시켰는지에 관한 진술은 모순되거나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범죄 실현의 전 과정에서 김씨와 손씨의 지위·역할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하는데 손씨는 이미 숨진 상태이므로 김씨의 말을 믿을 수 있는지 애초에 확인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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