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세몰이 광폭행보 나서는 김기현…주말엔 'MZ 이벤트'(종합)
오세훈 등 광역단체장 소통…MZ세대·수도권 겨냥
(서울=뉴스1) 박기범 한상희 이밝음 기자 = '친윤'(親윤석열)계 당권 주자로 자리매김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친윤계 인사들과 동행을 이어가며 세몰이에 나선 모습이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경쟁에서 앞서며 만들어낸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11일) 부산 모처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두겸 울산시장, 장제원·김정재·배현진·박수영·박성민 의원 등 국민공감 소속 현역 의원 22명과 만찬을 했다.
이날 행사는 친윤계 핵심이자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둔 장 의원의 초대로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과 장 의원은 최근 여러 차례 행보를 함께 하며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김 의원은 만찬에서 "저는 욕심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를 위해 헌신하겠다.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장 의원은 "김장연대 이야기는 오늘로 종지부를 찍자"며 "처음엔 윤심이 어딨는지 당원들이 헷갈려서 어쩔 수 없이 김기현 선배와 손잡는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이제는 김장연대를 넘어 통합과 연대의 상징으로 김기현 선배를 만들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또 국민공감 소속 의원으로 테두리를 짓지 말고 다른 길로 갔던 의원들도 함께하자며 "이번 전당대회는 통합의 용광로가 됐으면 좋겠다. 그 역할을 김기현 선배가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만찬에 두 명의 광역자치단체장이 함께한 것도 눈에 띈다.
박 시장은 지난 대선 당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사퇴로 윤석열 대통령이 흔들릴 때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윤 대통령과 회동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해 12월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 점검회의에도 박 시장은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 박 시장이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박 시장이 이날 만찬에 참석하면서 김 의원에게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시장의 경우 울산에 지역구를 둔 김 의원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과의 소통을 이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막걸리 회동을 할 계획이다. 16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부산시의 출향인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박 시장을 다시 한번 만날 예정이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김태흠 충남도지사·이장우 대전시장·박완수 경남지사 등과의 만남도 추진 중인데, '윤심' 후보를 넘어 시.도지사의 지지를 받아 지지율 상승세를 굳히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친윤계 인사와 함께 대규모 세몰이도 이어간다. 김 의원은 오는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친윤계 의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대책본 출정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장에는 이철규·박성민·박수영·배현진·구자근·임이자 의원 등 친윤계 인사가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 이어 구미에서도 친윤계 인사들이 김 의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김 의원이 '친윤' 인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오 시장과 막걸리 회동이 예고된 15일에는 서울에서 MZ세대와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청년보좌역들이 김 의원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해 MZ세대 표심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번 주말 서울에서 오세훈 시장과 MZ세대 만남을 통해 울산이 지역구인 자신을 향해 '수도권 출마론'을 내세우는 경쟁자들에 대항할 메시지도 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도권이 지역구인 안철수, 윤상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승리하기 위해 수도권 출신 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김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영남지방자치 연구원 개소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출신의 황교안 대표 당시, 바로 3년 전 총선에서 우리가 폭망했다"며 "지역을 가지고 당 대표 자질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 사의표명을 한 나경원 전 의원과의 동행행보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참석한 김 의원의 휴대전화에 '나경원 미팅(전화요망)'이라고 쓴 글이 뉴스1에 포착됐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내가 나 부위원장을 만나야겠다고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며 "바쁘니까 해야 할 일을 메모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 부위원장과 통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필요한 사람들과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해야 한다"며 "누구랑 어떻게 이야기했다고 다 얘기할 수는 없다. 상대방의 입장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과 나 부위원장의 통화 성사 여부를 떠나 김 의원이 이처럼 대화의 기회를 가지려는 것은 결국 당내 논란이 되고 있는 나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매듭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나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경쟁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며 "본인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각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는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충돌하는데 대해 "대통령실에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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