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기국수에 우리밀 공급하자'
우리밀 재배 농가 참여 높지만 제주도 관심은 뒷전
강천식 박사 "고기국수에 우리밀 공급하면 제주농가 1천ha 재배도 가능"
맥주보리와 과잉 생산되는 월동채소 대체작목으로 국산 우리밀이 제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기능성 호라산밀 재배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제주 농지에 적합한 신품종 밀 재배 가능성도 높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밀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강천식 박사는 지난 11일 서귀포시에서 열린 '밀·콩 자급 현장 간담회'에서 "맥주보리를 대체할 수 있는 작목으로 밀 재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강 박사는 "제주지역 맥주보리 재배가 줄어드는 가운데 밀 재배 면적은 2022년 이후 크게 늘고 있다"며 "특히 밀 신품종인 '황금알'의 경우 제주지역에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0년 밀산업 육성법 제정이후 우리 밀 산업을 전국에 확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 밀연구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전국 밀 재배 면적은 2019년 3736ha에서 2021년 6224ha, 2022년 8258ha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주도 밀 재배 면적은 2022년 59ha로 공식 보고됐고, 올해도 133ha 이상 재배되고 있다. 밀 재배 참여농가도 20명에서 올해는 35명으로 늘었다.
반면 맥주보리 재배 면적은 1990년 8890ha로 최고를 보이다 해마다 감소해 2022년 1702ha로 크게 줄었다.
강 박사는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여름이 15일 정도 길어지고, 가을은 14일 짧아져 제주도의 겨울 시작일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기후 조건으로 볼 때 제주는 밀 재배 조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기후 조건에 따라 제주에서 생산되는 밀의 단백질 함량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게 되고 단백질 변이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밀의 단백질 함량은 특정한 밀가루를 만들 수 있는 조건으로 함량이 일정하면 균일한 밀가루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제주에서 밀을 직접 재배하고 있는 백운영농조합법인도 "제주의 특성상 수확기가 장마철이지만 고품질 밀이 생산되고 있다"며 "정부 비축 수매와 민간 판매물량 품질등급에서 전량 '양호' 판정과 품질순도 전략 '합격'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제주도 농정의 관심은 여전히 보리재배와 월동채소에 집중되고 있다.
같은 맥류 재배이지만 보리에 지급하는 제주도의 보조금이 밀에는 지급되지 않고 있다.
백운영농조합법인 문성기 대표는 "제주도가 보리에는 40kg당 1만2천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밀에 대한 보조금 정책은 없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회원들의 서명을 받아 보조금 지급을 요청했지만 제주도는 보리보다 낮은 7천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밀이 보리보다 수입의존도가 더 높은 식량작물이라는 점에서 육성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제주도 농정당국의 시각은 정부의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서귀포시 안덕·대정지역 농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호라산밀생산자협의회도 지난해 11월 145㏊ 규모의 농지에 종자를 파종하고 올해 5~6월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특히 밀재배 지역이 400~600m의 중산간에 위치하면서 월동무 등 월동채소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호라산밀생산자협의회는 통밀 형태로 40㎏ 기준, 7만원에 해당 업체와 전량 계약재배를 체결하며 판로문제는 해결한 상태다.
이는 현재 제주에서 생산하는 맥주보리의 수매가격 5만1천원(보조금 1만2천원 포함)에 견줘 1만9천원(37.2%) 높다.
여기에 생산량도 호라산밀이 맥주보리에 비해 120%정도로 예상되며 농가소득면에서 호라산밀의 경쟁력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천식 박사는 "제주의 고기국수에 우리밀을 활용하면 제주 농가에서 밀 재배를 1천ha로 늘려도 공급이 모자랄 수 있다"며 "제주에서 밀 재배는 모든 면에서 좋은 조건"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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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김대휘 기자 jejupo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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