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자진 귀국하기로 마음 바꾼 듯”…이르면 이번주 중 송환

태국서 벌금형·강제추방에
13~14일 귀국 가능성 커

쌍방울 그룹. 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진 귀국하기로 마음을 바꾸면서 이르면 오는 13일 국내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 그룹 관계자는 12일 “김 전 회장이 최근 자진 귀국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불법체류 상태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과 양선길 쌍방울 회장은 이날 불법체류 여부 판단을 위한 재판에 출석해 법적 다툼을 이어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돌연 입장을 전환했다. 김 전 회장은 한국 정부의 여권 무효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에 따라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

김 전 회장은 여권 재발급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국내로 귀국하는 비행기편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현지시각으로 13일 밤 비행기에 탑승해 13~14일 귀국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태국 법원은 김 전 회장의 입장을 듣고 곧바로 벌금형을 선고했으며, 이민청은 강제추방 결정을 내리고 관련 절차를 밟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긴급 여권 또는 임시여행 증명서를 발급받아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쌍방울 그룹은 이날 자료를 내고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김 전 회장은 즉시 귀국해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제기되었던 많은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쌍방울그룹도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현재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변호사비 대납, 대북 송금 의혹 등 쌍방울 그룹 관련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간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쌍방울이 받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200억원 전환사채(CB) 거래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했다는 내용이다. 대북송금 의혹은 쌍방울이 2019년을 전후로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달러(당시 72억원 상당)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부당하게 챙긴 이익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수사를 시작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됐다는 내용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