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완화될까?…최종 기준금리 전망도 하회한 국고채 3년물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제시한 최종 기준금리 전망(3.5%)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0.006%포인트 하락한 연 3.466%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에도 연 3.472%에 마감해 이틀 연속 연 3.5%를 하회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5%를 하회한 것은 지난해 8월24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금통위 위원들이 제시한 기준금리 최종 전망인 연 3.5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연 3.25%로 한은이 오는 13일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베이비스텝’만 밟아도 기준금리는 연 3.50%가 된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7명이 이번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금리는 투자 기간에 따른 위험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기준금리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전망치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한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국고채 금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13일에 열리는 올해 첫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긴축도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외국인은 연초 이후 3년 국채 선물을 순매수하고 있다”며 “한국 경기 하강과 그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마무리에 대한 인식이 형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부진과 소비 둔화로 국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한은의 긴축 기조 유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는 뜻이다.
한은의 10조원 규모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이 국고채 금리 하락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오다. 안 연구원은 “가파른 금리 하락의 배경으로 연말연초 풀린 자금이 많다”며 “한은은 지난해 12월부터 6차례 약 10조원 규모의 RP 매입을 단행했다. 또한 올해 들어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된 자금만 30조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 수준의 국고채 금리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 인하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연구원은 “국고채 3년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올해 연말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금리인하의 조건은 물가안정이며 (고물가가 지속된다면) 연내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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