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리느냐, 따라잡느냐…나달 vs 조코비치, 운명의 호주오픈이 시작된다
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이 막을 올린다.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은퇴 후 ‘역대 최고의 선수’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노바크 조코비치(5위·세르비아)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대회를 예고하고 있다.
호주오픈은 오는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다.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부상으로 불참하는 가운데 사람들의 관심은 나달과 조코비치가 펼칠 세기의 우승 경쟁에 쏠린다. 페더러가 은퇴하면서 남자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자리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둘은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통산 22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기록을 23번으로 늘리길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거푸 석권하면서 페더러의 20회 우승 기록을 뛰어넘은 나달은 사실 최근 페이스가 썩 좋지는 않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당한 복근 파열 부상의 후유증이 길어지면서 좀처럼 페이스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US오픈 16강을 시작으로 최근 공식전 7경기 성적이 1승6패에 불과하다. 올해 출범한 남녀 혼성 국가대항전인 유나이티드 컵에서도 알렉스 드 미노(24위·호주), 캐머런 노리(12위·영국)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나달은 여전히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크다. 그는 최근 멜버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몇 개 대회에서 내 수준에 맞는 경기를 못 했다. 하지만 내 느낌엔 몸 상태가 좋다. 나는 자신 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페이스가 불안한 나달과는 달리, 조코비치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오픈에 참가하지 못했던 조코비치는 올해는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규정을 완화하면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통산 21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는 특히 호주오픈에서만 9번을 우승할 정도로 강했다.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면 프랑스오픈에서 14번 우승한 나달에 이어 단일 메이저대회에서 10번을 우승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되며 나달의 메이저대회 최다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난해 1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왕중왕전 격인 ATP 파이널스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해 페더러의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조코비치는 지난 8일 막을 내린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에서 정상에 오르며 절정의 페이스를 보였다. 데니스 샤포발로프(22위·캐나다), 다닐 메드베데프(8위·러시아) 등 조코비치보다 한참 어린 젊은 선수들이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을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다.
다만, 현지 소식에 따르면 조코비치가 지난 11일 메드베데프와의 연습 경기 도중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낀 뒤 경기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조코비치는 앞서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에서도 경기 도중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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